좋은 인품을 가진 자는 존경을 받는다
(2004. 9. 6. 동아 시사 발언대)
황희 정승은 자기 집 종의 아들들이 자기 수염을 잡고 장난쳐도 너그럽게 그 장난을 받아주었다고 한다. 높으신 분께서 그런 넓은 마음을 가지셨으니 참으로 존경심이 절로 생기게 하는 분이시다.
대학 교수들 중에도 실력은 있는 것 같은데 인품이 약간 모자라는 자들이 있다. 그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반감되는 것을 보면 인품의 가치가 학문성취의 가치에 버금가는 것임을 보게 된다.
어느 테너 가수의 독창회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 모 대학 성악과 교수가 들어가려 했다. 그러자 입구 안내인이 제지하고 나섰다. 어린이는 입장이 금지됐는데 그 교수가 어린이를 데리고 입장하려 했기 때문이다. 계속 안내자가 제지하자 이 교수는 자기가 음대 교수라며 교수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해도 되냐고 큰 소리치며 그 안내인을 나무랐다. 형편없는 사람같으니라고...
인품은 스스로 자신을 다스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내에게 존경을 받는 자가 있다면 인생 성공한 자이다. 자식에게 존경받는 자가 있다면 인생 성공한 자이다. 제자에게 존경받는 자가 있다면 인생 성공한 자이다. 친구에게 존경받는 자가 있다면 인생 성공한 자이다.
인품은 말로 표현된다. 사투리를 진하게 쓰는 사람은 주변 뒷골목 세계에 머물러 있는 자요, 폭언을 하는 자는 아직도 자신이 약함을 보이는 자이고, 상스런 표현을 입에 담는 자는 고상한 문화를 아직 접한 적이 없음을 스스로 내보이는 자이다. 표준어를 사용하고, 바른말 고운말을 쓰고, 남을 배려하며, 거기에다 높은 자리에 있으며 약한 자를 살피는 자가 존경받아도 되는 자이다. 그렇게 자신의 인품을 함양하지 못한 채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려 하면 아첨꾼들만 주위에 몰려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