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에 관하여

stevision 2012. 12. 7. 14:09

(2004. 9. 15. 동아 시사 발언대)

 

성경은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인가요? 교회에서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십니다. 그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지요?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의 말씀입니까? 하나님의 뜻을 설교를 통하여 성도들에게 전달하므로 목사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 그 설교 말씀중에 목사님께서 성도들에게 효심을 가르치시려고 효녀 심청을 예화로 들으셨다고 합시다. 설교 중에 나오는 그 심청 이야기는 하나님의 말씀일까요? 물론 그 경우 그 상황에서 심청전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데, 이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근거는 목사님의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근거와 같습니다. 우리의 믿음의 선진들이 하나님을 만나서 그 감동을 기록해놓았습니다.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역사 가운데 행하신 모습을 발견하고 그것을 기록해놓기도 했습니다. 어떤 자들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개인적 삶을 감동적인 시로 표현해 놓기도 했습니다. 어떤 자들은 단편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일어난 일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글들이 세대를 거듭할수록 많은 자들에게 읽혀지고, 그들에게 큰 신앙적 교훈을 줬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러한 과거의 글들을 모아놓고 하나님의 영감으로 씌어진 글이라 하여 성경으로 삼은 것입니다.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은 묵시문학의 장르에 속하는 성경 문헌입니다. 묵시문학이란 하나님의 대적자(특히 세상의 왕들)에 의해 극심한 핍박을 받는 중에 신자들이 그 시대를 마귀의 세력에 장악된 악한 시대로 규정하고 하나님께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셔서 그런 악한 세력들을 제거하시고 성도들을 구원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글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시대가 핍박의 시대였으므로 당시의 집권자들을 공공연하게 비판할 수 없었으므로 묵시문학 작가들은 여러 비밀스런 이름과 수를 통해 신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하나님께서 당시의 집권세력을 무찌르시고 신자들에게 광명의 새 나라를 주실 것이라는 글을 남겼던 것입니다. 따라서 묵시문학에 들어가는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은 당시의 신자들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것들이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 우리가 그들의 언어와 상황을 모르는 가운데 이런 묵시문학 작품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은 어떻게 이해하여야 합니까? 거기에 나오는 상징들(여러 괴물과 신비한 수)을 문자 그대로 곧이곧대로 이해하여 지금 이후 우리에게 그대로 일어날 것이라고 이해해야 합니까? 일례로 십사만 사천명 밖에 구원을 받을 수 없으니 십사만 사천의 집단을 만들어 교파를 세우고 나머지 기독교인들은 다 멸망으로 예정되었다고 사람들을 미혹하는 것이 정당한 것입니까? 이렇게 외치면 그야말로 정통 이단이 되고 맙니다.

묵시문학은 기록 당시의 상황을 참작하여 그 작자들의 신앙을 이 시대에 다시 전해주는데 사용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을 통하여 극심한 고난 중에 있는 자들에게 현재의 악의 세력이 하나님 앞에 굴복되고 하나님께서 최후의 승리자가 되시어 믿는 자들을 영광의 나라로 인도하신다는 신앙을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는 다니엘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의 악의 나라를 최후의 순간에 멸망시키고 영광스럽게 온 천하를 다스린다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요한계시록을 통하여 온 우주의 최후의 영광스런 왕이 바로 십자가에 달리셨다가 부활하신 어린양 예수이심을 배우게 됩니다. 또한 이 땅에서 복음을 위해 순교한 자와 많은 고통을 당한 자들의 모든 수고가 예수님께서 주재하시는 최후의 심판에서 영광스런 면류관과 영생으로 보답받게 됨을 배우게 됩니다.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은 이렇게 해석해야 합니다. 거기에 나오는 여러 신비한 상징을 현재에 문자 그대로 적용시키려 하면 그릇된 길로 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