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요즘 참 살기 좋은 세상입니다
stevision
2012. 12. 7. 14:48
(2004. 11. 26. 동아 시사 발언대)
이런 말 해도 되나?
나는 체육시간이 정말 싫었다. 달리기를 잘 못했기 때문이다. 운동회날은 정말 나의 약점 다 드러나는 날이었다. 그래서 운동회 날이 정말 싫었다. 반에서 공부는 좀 했는데...
그런데 요즘은 자동차가 굴러가는 세상이 되어서 굳이 달리기를 잘 못해도 그럭저럭 그 약점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참으로 나에게 좋은 세상이다.
나는 성품과 용모가 이순신 닮았지만 턱수염만큼은 아주 볼품없이 나있다. 그래서 옛날에 태어났다면 폼나는 장군은 못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세태가 수염이 적게 나도 대접받고 살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수염제거 수술을 받는 사람도 생겨났다. 참으로 나에게 좋은 세상이다.
나는 정말 반에서 알아주는 악필이었다. 그래서 옛날에 태어났다면 이방이나 면서기도 못해먹을 처지였다. 그런데 요즘은 컴퓨터가 나와 내 결정적 약점인 그 악필을 커버해주고 있다. 참으로 나에게 좋은 세상이다.
사람은 역시 시대를 타고나야 하는 법.
>> May God bless and help you all 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