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과 미리암
(2004. 12. 5. 동아 시사 발언대)
>>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예전에 이곳에 올린 본인의 졸고 "빤쓰 삯꾼 목사들의 궤변을 논박함"을 읽으시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stevision <<
성경은 모세의 형 아론과 모세의 누님 미리암이 함께 모세의 권위에 도전했다가 하나님의 책망을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미리암이 다 범죄했는데도 대제사장인 아론은 그대로 두시고 미리암만 부끄러운 병에 들게 하셔서 잠시 이스라엘 회중에서 격리되는 수모를 겪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성차별을 하신 것일까?
절대로 하나님께서는 성차별을 하시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아론을 그대로 두시고 미리암에게만 가혹한 벌을 내리신 이유는 성차별이기 보다는 하나님 나라의 직분자에 대한 하나님의 입장에 기인한 것이다. 만약 하나님께서 아론에게도 그런 부끄러운 형벌을 내리셨다면 어떤 일이 발생했겠나? 아론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하나님께 공개적으로 벌을 받아 격리되는 수모를 겪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아론이 용서받아 대제사장직에 복귀하더라도 더 이상 사람들 앞에서 권위를 세울 수 없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아론의 권위를 지켜주시기 위해서 그에게 공개적인 형벌을 가하시지 않은 것이다. 반면 미리암은 자기가 지은 죄에 따라 대가를 치렀다.
하나님께서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들이 얼마나 힘들여 목회 하시는지 다 알고 계신다. 따라서 그분께서는 교회의 목사님들이 간혹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지금까지의 그들의 공로를 생각하시고, 그들의 영적 권위를 세워주시기 위해 여간해서는 성도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벌을 주시지 않으신다.
그러니 평신도들 중에 자기 교회 목사님께서 자기에게 무슨 잘못한 일이 조금만 있어도 하나님의 벌이 그분에게 임하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 혹시 담임 목사님께서 무슨 실수가 있었다면 교회 전체의 유익과 목회자의 영적 권위를 지켜주기 위해서 그것을 덮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선행을 갚아주실 것이다.
반대로 하나님께서 좀처럼 공개적으로 형벌을 내리시지 않는 것을 기회로 삼아 대담하게 범죄행각을 하는 목회자가 있다면 나중에 평신도들보다 훨씬 더 엄중한 벌을 하나님께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