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일꾼 세우는 법
(06. 6. 25. 동아 시사 발언대)
중세 시대 수도원 규칙으로 널리 알려진 베네딕트 규칙에 보면 수도사들 간의 서열이 아주 확실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선후배간 지켜야 할 규칙에 보면 하루라도 일찍 수도원에 들어온 자가 선배 수도사이고, 후배는 선배를 깎듯이 선배대접을 해야 한다. 후배가 잘못하여 선배의 지적을 받을 때 후배는 선배 앞에 엎드려 자세를 하고 훈계와 질책을 들어야 했다. 여기에 따르지 않고 선배 말씀하시는데 반항끼 있는 태도로 대꾸라도 하는 날이면 수도원장의 명에 따라 체벌까지 받았다.
그려면 제일 중요한 수도원장은 어떻게 선출하나? 나이순으로? 수도원에 일찍 들어온 순으로? 그게 아니다. 수도원장은 연공서열에 상관 없고, 생물학적 나이에 상관 없이 평소에 신앙의 경건을 잘 지키고, 성경 말씀에 능하고 잘 가르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즉 제일 중요한 수도원장은 하나님과 제일 긴밀한 영적 관계를 맺고 있는 자,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여 수도원을 이끄는 자, 즉 성경 말씀을 바로 이해하여 바로 가르칠 수 있는 자가 되었던 것이다.
옛날 이스라엘 사울 왕이 한 가지 잘한 일이 있었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이 블레셋의 대표가 되어 이스라엘에게 싸움을 걸어왔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가 다 싸우지 말고, 너희 이스라엘 중에 싸움 잘 하는 자 한 사람만 대표로 나와서 나와 겨루자. 그래서 이긴 자가 속한 군대가 전쟁을 이긴 것으로 하자." 이렇게 하여 신사적(?)으로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고대 전쟁에서 종종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약속을 깨고 대표가 싸운 결과를 싹 무시하고 계속 전투를 벌인 경우도 있었겠지. 그렇다 하더라도 자기 군대의 대표가 나가서 적 대표를 무찌른다면 그 즉시 군사들의 사기가 충천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때마침 다윗이라는 청년이 자기 형들이 이스라엘 군인이 되어 전장에 나가 몸은 성한지 알아보려 이스라엘 군이 진친 곳으로 왔다. 다윗은 블레셋 장수 골리앗이 이스라엘 군대와 이스라엘의 신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을 보고 분을 참지 못하여 사울 왕에게 갔다. "왕이시여, 저를 이스라엘 군대 대표로 나가 저 골리앗과 싸우게 해 주십시오. 반드시 이기겠습나다."
말하자면 다윗은 즉석에서 군에 입대 해서 가장 낮은 계급으로 이스라엘 군의 대표로 나가 싸우겠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상대방 골리앗은 거인이었고 완전무장한 상태였다. 다윗은 양을 치던 양치기었고 군사훈련을 받은 적이 없었다. 믿는 것이 있었다면 하나님께서 능력 주시면 저 이스라엘의 적을 이길 수 있다는 신념뿐이었다.
사울왕은 이런 다윗을 이스라엘 군대 대표로 나가는 것을 허용했다. 다윗이 나가 질 경우 이스라엘이 받을 손해는 막대한 것이었으나 사울은 겁도 없이 하나님만 믿고 있는 다윗에게 이스라엘의 운명을 맡겼던 것이다.
물론 결과는 다윗의 승리였다. 하나님의 일은 이와 같다. 보통의 하나님의 일꾼은 자연적 연령이나 신앙적 연령 순에 따라 세울 수도 있으나 어느 단체의 장 만큼은 반드시 참된 신앙으로 무장한 자를 세워야 한다. 경건과 하나님의 말씀에 능한 자가 어느 신앙 단체의 장이 되어야 그 단체가 하나님의 선한 도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