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일꾼 야곱
(2011년 1월 28일 인터넷에 공개)
옛날 중동 지역 풍습은 근친혼이 허락되었었다. 아브라함이 이복동생 사라를 아내로 맞이했고,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도 친척 중에서 아내를 맞이했고, 야곱도 그리했다. 야곱이 혈혈단신으로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쌍둥이 형 에서에게 고약한 짓을 해서 형에게 맞아죽을까봐 멀리 외삼촌 댁으로 도망친 것이다.
외삼촌 라반에게는 큰 딸 레아와 작은 딸 라헬이 있었다. 라헬이 훨씬 더 예뻤다. 야곱은 첫눈에 라헬에게 반해버렸다. 라반이 “아무리 네가 친척이라도 공짜로 우리 집에서 일하게 할 수 없으니 품삯을 말해보거라. 주겠다.” 그러자 야곱은 “7년을 일할 테니 라헬을 아내로 주십시오”라고 했다. 라반은 이에 동의했고, 야곱은 예쁜 라헬을 차지할 생각에 들떠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일했다.
드디어 7년이 다 되어갔다. 이 때 라반이 생각했다. ‘저 야곱 녀석 아주 성실한 일꾼이야. 힘도 장사고, 맡겨준 일은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하네. 7년이 되면 라헬과 결혼해서 제 집으로 갈 게 뻔한데, 정말 아까운 녀석이야. 우리집에 붙들어 두고 더 일하게 할 방법이 없을까? …. 아, 바로 그거다!’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야곱이 라반에게 “제 색시 주세요”라고 요구했고, 라반은 결혼 잔치를 열어주고 밤에 자기 딸을 야곱에게 주었다. 다음날 야곱이 잠과 술에서 깨어나 옆을 보니 라헬은 없고 레아가 누워있는 게 아닌가! 즉시 야곱이 라반에게 달려가 “내가 언제 레아를 달라고 했습니까? 왜 나를 속이셨습니까?”라고 항의하자 라반은 “이곳에서는 작은 애를 큰 애보다 먼저 시집보내지 않는다. 그러니 라헬도 줄 테니 7년 더 일하거라”라고 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야곱이 매우 성실한 일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라반은 야곱이 라헬을 정말로 좋아하고 있음을 알고, 라헬 대신 레아를 신방에 들여보냈다. 일 잘 하는 야곱이 라헬을 차지하기 위해서 7년을 더 일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사실 야곱이 게으름만 피우고 라반의 재물을 뒤로 빼돌리기를 잘 했다면 라반은 야곱에게 라헬을 그냥 주고 제 고향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 라반은 야곱의 인간됨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사실 자기 딸 둘을 다 야곱에게 줄 생각을 했다면 야곱에 대한 라반의 신임은 대단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어떤 사원이 사장에게 사표를 냈는데 사장이 그 사원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사표 수리를 하지 않은 것과 같다.
이렇게 성실한 일꾼으로 타인에게 평가 받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런 성실한 일꾼이 하나님을 믿는 자일 때 하나님께 큰 영광이다. 야곱은 생전 처음 사회에 나가 성실한 일꾼으로 평가 받았다.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이렇게 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야곱을 하나님께서 얍복강에서 직접 만나셔서 복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1차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야곱에게 정말 중요한 복을 허락하셨다. 1차 관문 통과가 없다면 2차 관문 앞에도 이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예수께서도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에게 큰 것도 맡기신다 하셨다. 작은 일의 특징은 남이 알아주지 않고, 대부분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경우이고, 보수도 적다는(때론 아예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을 통과해야 하나님을 대면하고 이전과 전혀 다른 차원의 하늘의 큰 복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