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씻은 물
복음 시대의 문을 연 예수님께서 아주 아주 싫어하셨던 부류가 있었다. 바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었다. 이들을 예수님께서는 외식(外飾: 바깥을 꾸밈, 즉 겉치레)하는 자들, 곧 위선자들이라 호되게 나무라셨다. 그러면서도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현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맡고 있는 자들이니 그들의 가르침 자체, 즉 내용 자체는 하나님의 말씀이니 그 말씀을 따르고, 그들의 행위는 본받지 말라 하셨다.
종교인의 위선의 전형적인 예가 바로 '자기가 가르친 대로 자기가 살지 않는 것'이다.
가끔 극동방송을 듣다가 위선적인 목사가 설교할 때가 되면 고민된다. '라디오를 꺼야 하나?' 기독교 TV 방송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위선적인 목사가 설교를 마치고 '축도'를 할 때에 참 고민이 된다. '저 축도를 기쁘게 받아야 하나?'
라디오나 TV 방송에서 위선적인 목사의 설교를 듣지 않고 꺼 버리거나 채널을 돌리는 게 '하나님의 말씀을 경시하는 행위'일까? 오늘은 이 문제를 놓고 생각 좀 해봐야 겠다.
'하나님의 말씀'이 뭘까? 위선적인 목사의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이라 할 수 있는가? 기독교인이 꺼림직한 설교를 거부할 권리가 없는가? 하나님의 말씀은 신령한 젖인데, 그 신령한 젖에 자기 발 씻은 물(탐욕과 위선의 인격)을 첨가했다면, 기독교인이 그러한 변질된 젖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물론 나는 지금 위선자의 설교 전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설교의 구체적 내용들이 성경말씀과 일치하면 그 구체적 말씀들은 '성경'의 말씀이므로 100% 하나님의 말씀이고,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말씀이다. 하지만 그러한 말씀이 그 위선적인 설교 안에만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우리가 위선적 목사의 설교를 거부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위선자의 '위선적 설교'를 거부하는 것이다. 위선적인 목사는 자신의 위선적인 변질된 설교를 억지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라고 강요할 권한이 없다. 구약에서도 거짓된 선지자는 사형에 처해졌고, 위선적인 엘리의 아들들과 사무엘의 아들들은 하나님의 종들이었으나 사람들에게 거부당했다.
예수님께서는 위선적인 설교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신다.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이 사람들에게 전도해서 자기들보다 더 악한 자들을 만든다고 한탄하셨다. 우리가 위선적인 목사와 그의 위선적인 설교를 하나님의 사랑으로 받아들여 그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고 들을 때에 악한 위선의 영이 교회와 성도들에게 임하여 교회가 위선적인 종교가 되어 그 맛을 잃고 세상 사람들에게 밟히게(비난받고 거부당하게) 된다. 위선자의 위선적인 설교를 '아멘!' 하며 받아들이는 자도 그 위선적인 목사 못지 않은 위선자가 된다. '목사님도 저렇게 사시는데, 평신도인 나야.....'
방송에 나오는 위선자의 설교를 듣지 않고 라디오를 끄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경시하는 행위'가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경시한 자는 그 위선적인 목사다. 자기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라' 설교했으니 이 얼마나 하나님의 말씀을 경시한 것인가? 그런 변질된 설교를 꺼림직한 마음으로 듣는 것은 자신의 영의 양식이 되지 못한다. 하나님께서는 깨끗한 신령한 젖을 성도들에게 먹이시기를 원하신다. 거룩하신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양들에게 더럽혀진 꼴을 억지로 먹이시지 않는다.
그럼에도 위선적인 자가 잠시 공식적인 자리에 있을 때에는 교회의 질서 차원에서 그를 하나님의 종으로 인정하는 태도는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그런 자가 교회의 공식적인 모임에서 설교와 축도를 할 때 그 자리에 참석한 자는 (마음 속으로는 거부감이 있을지라도) 그 예배를 예배로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것은 방송에서 나오는 설교를 듣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기에 하는 말이다.
말재주가 좋아 귀를 즐겁게 해주는 위선자를 자신들의 목자로 삼은 성도들은 자신들의 결정에 자신들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위선자의 발씻은 물이 든 젖을 매주 마시는 대가 말이다. 돈 많은 위선자들은 자기 발씻은 물을 대한민국의 성도 전체에게 먹이려고 방송으로 자기 설교를 내보낸다. 방송국 직원들은 '돈귀신'보다 '성령'에 사로잡혀 깨끗하고 신령한 젖을 내는 목자의 말씀을 선별하여 성도들에게 전달해야 하나님께 칭찬 받는다. 적어도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위선자들의 설교는 내보내지 않아야 세상 속에서 기독교의 자존심이 지켜지는 것이 아닐까? 발 씻은 더러운 물을 섞은 젖을 돈보따리 내밀며 '이것 좀 방송으로 내보내 주시오'라고 할 때 거부할 수 있어야 크리스천 직원이 아닐까?
설교자들은 위선자가 되어선 안 됩니다. 성도들이나 일반 사람들에게 '위선자'로 느껴지게 행동하면 안 됩니다. 교회는 회개를 거부하고 자기 합리화만 하는 위선자들을 성직에서 몰아내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어 천주교, 불교보다 신뢰를 못받고 있는 것이 기독교 내의 일부 몇몇 유명한 위선자들 때문임을 알아야 합니다. 신뢰와 존경을 잃은 기독교가 백날 '전도'를 외쳐봤자 헛수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