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빤쓰 삯꾼 목사들의 궤변을 논박함

stevision 2012. 12. 7. 14:19

(2004. 10. 7. 동아 시사 발언대)

 

삯꾼 목사는 꾀가 많아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며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성경을 들어 자신들의 악행을 정당화하려 한다.

삯꾼 목사가 제일 선호하는 성경 말씀이 마11:12 "세례 요한의 때부터 지금까지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이다. 그런데 이 말씀은 심각한 오역이다. 이보다 더 완벽하게 번역한 것이 바로 독일어 성경이다. "Als der Taeufer Johannes auftrat, hat Gott angefangen, seine Herrschaft aufzurichten; aber bis heute stellen sich ihr Feinde in den Weg und hindern andere mit Gewalt daran, sich dieser Herrschaft zu unterstellen." 이 말씀을 해석하면 이렇다. "세례 요한이 등장하면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통치권을 행사하시기(즉,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기) 시작하셨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원수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방해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 통치에 굴복하는 것을 폭력으로 막았다."

내가 볼 때 전체 문맥에 맞게 변역된 것이 독일어 성경이다. 즉 하나님께서 세례 요한을 세상에 보내시며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라고 외치게 하시자, 즉 하늘 나라를 이 땅에 세우시고, 자신의 통치권을 회복하려 하시자 하나님의 원수들(대제사장들, 사두개인들, 바리새인들)이 자신들의 입지에 위협을 느껴 본격적으로 요한의 일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종교 권력을 지닌 대제사장들과 정치권력을 쥔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은 요한을 선지자로 인정하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그에게 가는 것을 방해했다. 급기야 헤롯왕은 요한을 죽여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마11:12인 것이다. 예수께서는 권력으로 하나님 나라의 전파를 방해하는 자를 하나님의 원수라하신 것이다. 이 말씀은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대형교회를 만들라는 면허장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교회 확장에 열을 올리는 삯꾼 목사들을 책망하는 말씀이다.

삯꾼 목사들이 애용하는 성경 말씀이 바로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 이야기 이다. 이는 모세가 이방 구스 여인(흑인으로 추정됨)을 아내로 취하자 모세의 형 아론과 누나 미리암이 모세를 비난하자 하나님께서 아론과 미리암을 책망하시고 벌을 내리신다는 말씀이다. 삯꾼 목사들은 이 말씀을 장로들과 성도들의 입을 막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주의 종은 하나님께서 판단하실 것이니 건방지게 주의 종을 비방하다가 아론이나 미리암 짝나지 말라는 경고로 이 말씀을 자주 인용한다.

하지만 이 말씀은 부패한 목사에게 면책 특권을 부여하는 성경말씀이 절대 아니다. 왜 아론과 미리암이 하나님께 책망 받았나? 그것은 선행을 한 모세를 근거없이 비난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애굽(이집트)에서 해방되어 나올 때 많은 이방 사람들이 함께 떠나왔다. 이방인들이 이스라엘 사람이 되려면 할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 구스 여인은 여자이기 때문에 할례 받을 필요도 없이 이스라엘인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모세가 이 구스 여인을 아내로 취한 것은 당시의 관행으로 보아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러면 왜 모세가 이 구스 여인을 아내로 맞이했나? 내가 보기에 모세가 마음이 넓기 때문인 것 같다. 이방 여인이 자신의 신을 버리고 여호와 하나님을 믿기 위해 이스라엘인들과 함께 애굽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그녀가 이방의 흑인 여인이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했을 것이다. 이런 가엾은 여인을 모세가 아내로 맞아 졸지에 왕비로 만들어줬던 것이다.

하나님의 눈은 출애굽 때부터 이 여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기특하게 자기 조상이 섬기는 신을 버리고 참 신이신 하나님을 믿기 위해 이스라엘인을 따라 나선 그녀를 하나님께서 그냥 외면하셨을까? 아마도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 외톨이 이방여인을 아내로 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하시지는 않았을까? 온유한 모세는 자신의 체면이 깎이는 일임에도 하나님의 권고에 순종하여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 것은 아닐까? 당시의 일을 기록한 성경 말씀은 모세가 세상에서 가장 온유한 자라고 기록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하나님께서 아론과 미리암을 책망하신 것은 그들이 이런 깊은 모세의 맘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영적 지도자인 모세를 비난하여 모세의 지도력을 훼손시켰기 때문인 것 같다. 아마 아론과 미리암은 이방 흑인 여인을 가족으로 맞아들이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따라서 모세와 아론과 미리암 이야기는 부패한 목회자의 면책특권용 말씀이 아니라 헌신적인 목회자상을 가르쳐주는 말씀이다. 모세와 같이 신실하고도 온유하지도 않으면서 자기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는 목회자는 수준이 한참 낮은 자이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성경말씀

"오해를 피할지니, 오해가 너희를 마귀의 종이 되게 하리라." -- ste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