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사울왕을 살려준 다윗

stevision 2012. 12. 10. 14:11

(2009년 2월 17일 인터넷에 공개)

 

성경에 보면 사울왕이 다윗을 죽이려 쫓아다니다가 볼일이 좀 있어 동굴에 들어 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숨어 있었다. 다윗의 부하들이 사울을 죽이자고 했을 때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고 그의 옷자락만 가만히 잘랐다. 사울이 동굴을 나왔을 때 다윗도 동굴을 나와 사울에게 "이 잘라낸 옷을 보시오. 내가 당신을 죽일 수 있었으나 죽이지 않았소"라고 말했다. 얼굴이 빨개진 사울은 다윗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그 자리를 떴다.

 

만약 다윗이 동굴 안에서 사울을 죽였다면? 그 즉시 다윗이 왕이 되었을까? 순진한 생각! 다윗이 그 때 사울을 죽였다면 다윗은 그 동굴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동굴 밖에는 사울의 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울이 죽었다고 왕위가 곧바로 다윗에게 갈 거라는 생각은 순진한 상상일 뿐이다. 이스라엘에 왕이 되고 싶은 자가 다윗 하나 뿐이었나? 사울의 자식도 있고, 사울의 군대장관들도 있다. 다윗이 사울을 죽었다면 그리고 용케도 동굴 밖에 있는 사울의 군대를 무찌를 수 있었다면, 그래도 다윗은 그 때 왕이 될 수 없었다. 당시 사울 군대가 동굴 밖에 있는 게 전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이 아직 다윗을 유력 정치인으로 인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당시에 왕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윗이 사울을 죽였다면 요나단이 사울을 이어 왕이 되었을 것이고, 요나단은 자기 아비를 죽인 다윗을 원수로 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무슨 참담한 상황이란 말인가! 다윗은 자신의 절친 요나단을 생각해서 사울을 죽이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다윗이 동굴 안에서 취할 가장 현명한 선택은 사울의 옷자락을 베어 그를 윤리적으로 굴복시키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 당시 다윗에게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이끄셔서 사울을 죽이지 않고 그렇게 모욕을 주게 하셨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 있으면 하나님께서는 때에 맞게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