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이해찬 전 총리의 공허한 이상주의

stevision 2012. 12. 11. 18:45

>>2012년 9월 6일 donga.com 시사발언대에 올린 글<< 

 

 

어제 이해찬 총리가 국회 대표 연설에서 '사형제는 오심에 의한 억울한 죽음이 있을 수 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해찬 총리가 인간의 생명 하나를 귀하게 보아 한 저 말은 언뜻 들으면 맞는 말 같으나 저 주장에는 수없는 모순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해찬은 왜 저렇게 인간의 생명을 귀하게 보면서 총리 재직 때에 장병들에게 위험한 총과 실탄을 주어 자살과 오발 사고를 내게 해서 장병들을 죽게 했나? 한 사람의 생명도 반드시 다 지켜야 한다면 당연히 모든 장병에게 위험한 물건을 나눠주면 안 되지. 그리고 얼마나 의료사고가 많나? 그러면 이해찬은 총리 재직 때에 모든 의료행위를 중지시켜야 했다. 단 한 사람의 의료사고도 나 죽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가? 이런 위험한 물건 다 통행금지시켜 단 한 사람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나오게 해서는 안 되는 게 이해찬 총리가 할 일이 아니었던가? 미사일은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가? 세계평화를 위해 이해찬 총리는 국내의 미사일을 왜 폐기처분 안 했나?

 

그러나 이해찬은 총리 때 저런 인권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장병에게는 총과 실탄이 있어야 하고, 의료행위가 있어야 더 많은 자들을 살리고, 자동차 없으면 .... 상상도 할 수 없는 고약한 세상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예는 어떤 경우엔 이상주의가 말만 그럴듯하지 더 해롭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해찬은 왜 사형제가 있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 인간의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기에 타인의 인격권과 생명권을 무참히 고의로 짓밟은 자는 반드시 처형하는 게 정의이기 때문이고, 이런 엄한 사형제를 둠으로 유사범죄를 줄여 더 많은 희생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기관에 의해 사형제가 오용될 수도 있고, 부패한 사법부에 의해 혹은 오심으로 억울하게 죽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국가와 국민이 사형제를 두는 것은 저런 부작용 때문에 죽는 자보다 사형제가 없음으로 나라 기강이 해이해져 살인범들이 날뛰는 세상이 되어 무고한 국민이 죽는 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이 사형제에 의한 부작용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민은 다른 여러 법률의 부작용으로, 혹은 법조인들의 농간으로, 유전무죄 무전유죄 풍조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음에도 그런 법들을 존중했다. 그것은 그 법 실행 과정에서의 부작용보다 그 법의 준수로 인한 국민 전체의 유익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국민은 악법도 법이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받아들인다. 그만큼 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말이다. 사형제도의 경우 국민이 사형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 부작용 피해의 당사자가 될 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오심에 의한 사형이 극히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오심에 의해 죽었더라도, 그 피해자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 아닌가? 이 희생이 무의미한 것인가? '이 희생의 가치'와 '사형제를 없앰으로 인한 인권무시와 흉악범들에 의한 수많은 양민학살'을 비교해보라. 사형제 실시가 더 건전하지 않은가?

 

이해찬은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야당인답게 발언을 했어야 했다. 지금 야당이 주장해아 하는 것은 '대통령과 법무장관의 직무유기로 인한 국민인권침해'이다. 옛날에야 국가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규탄해야 했지만,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국가가 죄인들을 두둔하고 국민의 인권을 말살하는 상황이 아닌가? 따라서 마땅히 이해찬은 '사형제 폐지'를 주장할 게 아니라, '흉악범 사형집행'과 '사법부의 오심의 가능성 줄이기'를 요구했어야 했다.

 

시대가 바뀌면 주장도 바뀌어야 하는데 이해찬은 옛날 후진국 시대의 야당 정신으로 선진국 국회에서 전혀 엉뚱한 발언을 해대고 있으니, 정신 좀 차리고 국민의 입장에서 의정활동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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