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음식점 열고 얼마 못가 망하는 자들 무수히 봤다. 정말로 겁도 없이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음식점을 열면 안된다. 어느 곳에 음식점을 열려거든 먼저 그곳 주민들이나 그곳을 지나가는 자들에게 한 번 물어봐라. "이곳에 이런 음식점 내면 괜찮을 것 같습니까?" 수 많은 음식점이 있는 곳에 또 하나의 별것도 아닌 음식점을 내면 밥 한 그릇 못 팔아보고 가게 문 닫을 수도 있다.
어느 시립 도서관이 새로 생겼고, 거기 지하 식당 자리에 첫 번째 음식점이 들어섰다. 식판에다 주는 가게였는데, 얼마 못가 손님 없어 망해 나갔다.
다른 자가 그 식당 자리에 들어와서 가게를 열었다. 뷔페식이었다. 값도 싸고 맘껏 자기가 먹을 만큼 덜어 먹을 수 있게 해놓았다.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도서관에 책보러 오지 않는 자들도 단골이 되었다. 즉 주위의 주택단지에서도 점심을 먹으러 오는 자들이 많았다.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식당 운영 계약 기간이 만료될 즈음 그 식당 자리를 두고 공개입찰이 되어졌는가보다. 기존의 잘 나가던 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한 자가 있었는가보다.
새로 그 식당을 운영한 자는 메뉴를 다양화 했지만 일방적으로 식판에다 담아주는 형식을 취했다. 조금 비싼 메뉴는 양도 그럭저럭 많았지만, 보통 메뉴의 음식은 밥의 양이 적었다.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결국 몇년 버티다가 폐업하고 말았다.
돈 주고 먹는데 양이 적으면 세계에서 제일 맛이라도 있던가, 아니면 그냥 양이라도 많아서 배에 만족감을 주든가 해야 할 것 아닌가? 뭔가 약간 불만족스런 음식을 뭣하러 일부러 집에서 나와 밖에서 사먹겠는가? 그런 음식 값이 싸다고 일부러 집에서 나와 사먹겠는가? 밖에 있을 때 배고파도 그런 음식 안 사먹고 집에 와서 먹겠다.
손님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는 음식은 값이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결코 선택받지 못한다. 그리고 공개입찰이라고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는 건 아니다. 성실함과 좋은 아이디어로 성공시킨 가게 주인을 함부로 다른 자로 교체시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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