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세례 이야기

stevision 2021. 8. 25. 09:56

우리 어머니께서 내게 알려주신 생일은 음력 생일이었다. 해마나 양력으로 날짜가 바뀌어 내 양력 생일이 언제인지 알아봤더니 7월 9일이었다. 그런데 심각한 사항은 (이것 정부가 알면 곤란한데) 내 주민등록의 생일은 12월 30일이다!

아니, 존경하는 우리 아버님께서는 뭔 세상일이 그렇게 바쁘셨길래 사랑하는 막내 아들 출생신고를 5개월이나 늦게 하셨을까?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이틀 더 늦었다면 나 친구들보다 공식적으로 한살 더 적은 게 아닌가?

​저린 심각한(!) 출생신고 하자가 있었음에도 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떳떳하게 잘 살고 있다. 생일과 출생신고일이 다르다고 이제와서 국가가 내 출생을 없던 것으로 할 수 있겠는가? 택도 없는 소리!

​내가 예수님을 처음 믿은 건 중학교 1학년 때이다. 논산 부적면 반송감리교회가 내가 예수님을 처음믿은 교회이다. 지금도 가끔 꿈속에 그 교회가 나오면 그렇게 기쁘고 마음이 평안해진다. 예수님을 믿고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학습을 받고 세례를 받았다. 세례 받을 당시에 담임 교역자께서 전도사님이셔서 반송교회를 설립해준 부적교회에서 담임하셨던 이상수 목사님께서 내게 세례를 베푸셨다. "김종택, 내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네게 세례를 주노라. 아멘!"

 

그 후 그 교회에서 중고등부 회장,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 등을 했고, 중고등부 지도교사도 했었다. 그 후 세월이 많이 지나 내가 내 세례일을 알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그 교회에 내 세례 문제를 알아봤더니 아 글세, "세례인 명부에 없는데요!"라는 대답. 이 대체 뭔 일여? 왜 내 이름이 빠져 있는 거야?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세례를 받은 후 얼마 지나 교회를 아예 안나갔던 게 문제인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시 중고등부 지도교사였던 분이 애걸복걸하며 제발 교회 좀 나오라고 하셨지만, 나는 앞으로 교회 나갈 일은 없을 거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다. 그래서 혹시 내가 세례받은 것조차 다 삭제된 것은 아닌가? 그런데 세례받은 자가 잠시 교회에 안 나간다고 세례받은 것을 삭제할 수는 있는 것인가? 내가 왜 그때 교회를 안 나가겠다는 마음을 가졌었는지 난 지금도 그때의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세상에는 나 같은 괴짜 기독교인도 있는가보다. 하여튼 얼마 후에 나는 다시 교회에 나가 정말로 충성스럽게 교회생활을 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교회 교역자가 자주 바뀌었었고, 내 이름이 세례명부에 없는 채 나는 그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것이다. 교인들도 내가 과거에 세례받은 걸 기억하셨을 것이기에 내가 성장했을 때 당연히(!) 세례교인으로 인정하고 계셨을 것이다. 세례 안 받은 사람을 중고등부 지도교사로 인정할 교회나 성도가 있겠는가?

 

나는 반송교회 담임하고 계신 이광래 교역자님(당시에는 전도사님이셨음)께 내가 이상수 목사님께 세례를 받았고 대충 년도가 19**년이라고 했다. 이광래 목사님께서는 (교회의 성도들에게 확인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그 교회에서 세례받은 것을 인정해주셨고. 그 날짜는 19**년, 3월 26일, 세례 집례 이상수 목사로 하여 반송교회 세례인 명부에 기재해 주셨고, 세례확인서도 한 장 보내주셨다.

 

저 세례 날짜를 내가 공식적인 문서에 사용하게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니, 저 날짜가 과연 진짜 세례년도인지 자꾸 의혹이 생긴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저 날짜를 공식문서에 사용했는데...

 

만약 반송교회 교역자께서 내 선한 양심과 기억을 의심하여 "우리 교회에 와서 세례 (다시) 받으시오. 그래야 당신이 세례인임을 인정해 주겠소"라고 하셨다면, 내 입장이 얼마나 난처해지겠는가? 난 세례받은 게 확실한데, 저런 문제가 생긴 건 교회측의 행정실수 때문이 아닌가? 그럴 때 상대방의 신앙양심을 그대로 믿어주고 인정해 주는 게 복음적이지 않을까? 믿어주면 문제될 일이 없지 않은가? 바나바가 바울을 인정해주어 바울이 하나님 나라의 큰 일꾼이 되지 않았나? 그런 점에서 난 내 세례와 관련하여 이광래 목사님께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큰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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