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2. 6. 동아 시사 발언대) English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시어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고쳐주시고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셨다. 계약의 내용은 아브라함이 여호와 하나님을 자기 신으로 섬기고,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의 하나님이 되시며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가나안 땅을 주시기로 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의 계약의 증표로 아브라함을 비롯한 그의 모든 자손이 할례(포경수술)를 받아야 한다고 하셨다. 따라서 아무리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도 포경수술을 받지 않으면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싫은 것으로 간주하고 이스라엘 회중에 들어올 수 없었다. 반대로 이방인이라도 포경수술을 받으면 얼마간의 기간이 지난 후에 이스라엘인으로 받아들여졌다.
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될 조건으로 할례를 명하셨을까? 그러면 할례를 받지 못하는 여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이는 또 다른 성차별이 아닌가? 우리가 할례의 의미를 바로 알면 이런 질문에 시원한 대답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계약의 증표는 계약 자체만큼이나 소중한 것이다. 결혼 반지를 계속 끼고 다녀야 배우자에게 의심의 눈총을 받지 않고 산다. 결혼 반지를 아무렇게나 다루면 상대방은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은 줄 알고 곧바로 반응이 나온다. 이스라엘 백성은 할례를 행해야만 했고, 그 할례를 행한 성기를 자기 맘대로 죄짓는데 사용하면 안되었다. 할례를 한 그 성기를 이웃의 아내를 범하는 데 사용하면 이는 하나님과의 계약을 무시하겠다는 의사표시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 중에 하나님의 백성으로 남아있기를 원하는 자는 할례받은 성기를 본연의 목적에 사용하여 죄짓지 않아야 했다.
하나님께서 할례를 아브라함과 그 자손에게 명하신 이유는 하나님 자신이 거룩하시므로 그의 백성도 거룩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백성이라 자처하며 더러운 간음을 행하는 자가 있다면 하나님께서 그를 자기 백성으로 인정 안하시겠다는 것이다. 당시에 가나안 땅에는 짐승과 교접하고, 며느리를 범하고, 이웃의 아내를 범하고, 동성애를 행하는 자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나중에 할례받고 거룩한 백성이 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전멸당했다. 하나님께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그들을 다 죽이라고 명하셨던 것이다.
할례의 의미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거룩함을 유지해야 함을 말해준다. 이는 남녀에 구별이 없다. 오늘날도 이 할례의 정신은 유효하다. 신약도 믿는 자들에게 세상 사람들보다도 월등히 엄격한 거룩함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