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용서에 관하여

stevision 2012. 12. 7. 19:43

(05. 1. 26. 동아 시사 발언대)

 

당신에게 두 친구(A,B)가 있다고 가정하자. A가 B에게 500억원을 빌렸다. 어느 날 당신과 두 친구가 있을 때 당신이 대뜸 A에게 "너 B에게 돈 안갚아도 돼"라고 말한다면 B가 당신에게 뭐라 말하겠는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이야기 이다. A의 빚을 면제해 줄 수 있는 자는 오직 B뿐이다. 이 사실을 누가 부인할 수 있는가?

죄 용서도 마찬가지이다. 타인으로부터 고통을 당한 자만이 그 고통을 가한 자를 용서할 수 있는 자격과 권한이 있는 것이다. 제 3자가 아무리 날뛰어도 그 범죄자를 용서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은 그 가치가 무한대이다. 천하보다 더 귀한 것이 인간의 목숨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따라서 살인자는 성경에서 특별히 취급된다.

하나님께서는 고의로 살인을 한 자를 반드시 죽이라 명하셨다. 성전에 숨을지라도 끌어 내서 반드시 죽이라 하셔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그 살인자를 용서할 사람이 이미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의로 사람을 죽인 자는 국민도 왕도 대통령도 국회도 하나님 자신조차도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반드시 죽이라 명하시는 것이다.

실수로 사람을 죽이면 좀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럴 경우 구약에서는 살인자가 도피성으로 피해가서 살면 살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실수로 도피성에서 나오면 원수갚는 자에게 죽임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실수로 사람을 죽여도 엄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하나님의 뜻인 것이다. 도피성의 삶은 일종의 감옥생활과 같기 때문이다.

신약에서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며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하셨다. 이 경우가 바로 사람을 실수로 죽이는 경우에 해당된다. 당시에 유대인들은 영적으로 무지하여 예수님을 죽이는 것이 하나님의 일을 잘 하는 것이라 착각(실수)했기 때문이다. 스테반도 돌에 맞아 죽으며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고 했다. 이 경우도 실수로 사람을 죽인 경우이다. 당시의 유대인들이 영적으로 무지하여 스테반을 죽이는 것이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고의로 악의적 감정으로 가지고 살인하는 경우가 아닌 경우에 피살된 자가 죽어가며 살인자를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인이 자기를 고의로 죽이는 자를 죽어가며 용서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할 수도 있겠지. 이것이 기독교적 큰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살인죄에 대한 죄용서의 기도는 오직 피살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의로 사람을 죽인 자들에 대해 예수님께서 뭐라 말씀하셨나? 예수께서는 당시의 종교지도자들과 그들의 세대가 '아벨의 피부터 구약시대 모든 선지자들의 피"에 대한 책임을 남김없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 하셨다. 예수께서는 로마 총독이 유대인을 죽여 그 피를 동물의 제물과 섞어 우상에게 바쳤다는 소리를 들으시고 "너희들도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런 벌을 받을 것이라" 하셨다.

따라서 기독교인이 사형폐지를 주장하면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행위이다. 고의적으로 살인을 행한 자를 용서해달라고 우리 제3자들이 하나님께 기도드릴 수도 없고, 그 누구도 그 살인자를 용서할 권한이 없다. 우리가 정녕 하나님보다 더 의로와지고 싶으며 더 사랑이 많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사형폐지를 외치나? 우리가 예수님보다 더 의롭고 더 사랑이 많아서 살인자에 대한 사형집행은 불가하다고 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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