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올바른 목회자상

stevision 2012. 12. 7. 19:42

(05. 1. 24. 동아 시사 발언대)

 

한국에는 등록교인 수만명의 교회들이 있다. 하나님의 집안으로 보자면 제법 큰 분가인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당신의 집안(교회) 전체를 맡기셨다는 자가 구약에 나온다. 바로 모세다. 아론과 미리암이 모세에 대항하자 하나님께서 모세를 특별히 여기신다며 그렇게 말씀하셨다.

신약에서도 모세는 하나님의 집 전체를 관장하는 종으로 인정되었다. 이에 비하여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로 소개된다. 따라서 전체 교회를 떠맡은 하나님의 신실한 종 모세의 행동을 살펴보면 보편타당한 바람직한 목회자(하나님의 종)상을 발견할 수 있다.

모세의 목회자로서의 바른 성품은 이스라엘이 금송아지 우상을 섬겼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 때 모세는 하나님의 권익을 위해서 우상숭배와 관련된 자들을 척결했다. 하루 동안 엄청난 피가 흘렸다. 이렇게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하나님 편에 서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그들 중에 있는 악을 제거한 후 모세는 하나님께 나아가서 자기가 하나님께 버림을 받아도 좋으니 이스라엘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했다. 올바른 목회자는 올바른 중재자이다. 성도에 대해서는 하나님 편에서서 말씀대로 그들을 다스려야 한다. 반대로 하나님에 대해서는 성도편에 서서 자신이 성도들의 죄를 감당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것이다.

교회에서 은밀히 간음하는 자가 있다고 하자. 온전치 못한 목회자는 그 자 앞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니 사람들을 용서하시며 항상 복을 주십니다"라고 미소를 지으며 대한다. 그러나 그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하나님을 향하여 "오! 하나님, 저 자를 언제 데려가시렵니까? 저 자 때문에 제가 정말 죽을 맛입니다"라고 불평의 기도를 드린다.

반대로 온전한 목회자는 그 간음을 행하는 자를 개인적으로 만나 엄히 하나님의 이름으로 꾸짖고 그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도 말을 안들으면 교회에서 정식 절차를 거쳐 출교시킨다. 그러면서도 매일 그가 다시 정상교인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중보기도를 그치지 않는다. 이렇게 하는 것이 간음했던 자가 살고, 교회가 살고, 목회자가 하나님께 인정받게 되는 길이다.

물론 다 아는 이야기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징계를 하면 영혼이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나 환부를 도려내야 환자가 산다.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외쳐서 부작용이 나는 법이 없다. 성령은 말씀을 통해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또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곳에 하나님께서 책임지시고 역사하시기 때문이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하나님께서는 교권과 속권을 나누셨다. 한 국가의 사법부 판사는 하나님의 종이다. 판사는 죄인들에게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자신의 양심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판사는 자기 재량껏 실형을 선고할 수도 있고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선언할 수도 있다. 넓게 보아 그의 재량권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런데 그가 그런 판결을 내리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을까?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일을 안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국가라는 제도를 만드시고 국법을 만드신다. 그리고 판사들을 임명하시어 그들의 양심에 맞게 법률을 적용하게 하신 것이다.

교권을 살펴보자. 하나님께서는 이미 성경이라는 교회법을 제정해 놓으셨다. 그리고 성경을 많이 공부한 자들을 당신의 종으로 세우셨다.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당신의 종들에게 성경의 범위 내에서 복과 징계를 행사하도록 판결의 자율권을 주셨다. 따라서 하나님의 종이 성도들에게 축복과 심판을 선언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계시를 받지 않아도 그것이 성경이 정한 복과 심판의 범위에 속한 것이라면 유효하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담임 목사님이 자기 교회의 문제 성도를 공개적으로 저주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교회를 파괴하려고 작심한 자를 그대로 둬서 교회가 쓰러지게 하면 이 또한 직무유기이다. 교회에는 평신도나 교역자를 징계하는 절차가 있다. 최후 수단으로 이것을 사용하여 교회를 보호하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개인에게 잘못한 것이라면 조건없이 무한한 사랑으로 용서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교회를 파괴하려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하려 하고, 하나님의 종의 일을 방해하려할 때는 하나님께서 주신 영권을 사용하여 치리해야 한다. 이것이 성경적이다. 이것이 바로 사탄의 자식들을 꺾을 수 있는 유용한 수단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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