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인도철학과 불교(의 어색한 만남)

stevision 2012. 12. 8. 16:59

(06. 6. 13. 동아 시사 발언대)

 

가끔가다가 중들이 메스컴에 나와 기독교와 불교가 같은 길을 가는 종교라고 몽롱하고도 이상한 주장을 해서 일반 국민들이 두 종교가 같으면 이왕이면 대충 신앙생활 해도 눈감아주는 불교에 가자는 생각을 할 것 같아서 그들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 마디 더 한다. 결론적으로 불교의 구원관은 기독교와 쌩판 다르고 많은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경우 부부가 결혼하여 자식을 낳으면 이는 하나께서 그 부부에게 선물로 주신 것으로 그 아이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고귀한 존재다. 부모는 이 아이를 자기 자식으로 곱게 길러 하나님을 잘 믿게 하여 천국게 가게 하면 온 가족이 천국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아이라도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으면 천국에 간다. 이 얼마나 민주적이고 인간에게 죄의 짐을 쉽게 덜어주는 구원관인가?

그러나 불교는 인도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내(Z^)가 무식해서 잘은 모르지만 인도철학은 인간 자아가 원래는 신(브라만)과 일체가 되었던 신과 같은 존재였는데 타락하여 물질세계(육체)에 갇혀 생로병사의 고통을 당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인간이 이 육체로부터 벗어나(해탈하여) 본래의 자아로 되돌아가는 게 인도철학의 핵심인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철학은 인간의 삶을 고통으로 보는 염세주의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불교에서도 인간의 존재를 (신적인) 높은 단계에 있던 자아가 타락하여 육체를 입고 고생하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여러 고행과 수행 단계를 거치며 육체를 벗어버리려 하는 게 불교이고, 이 육체를 벗어나 해탈하여 원래 높은 상태에 들어가는 것이 불교라 할 수 있겠다. 내가 무식해서 잘은 모르지만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불교는 윤회교리를 가르친다. 한 단계 내려 앉았던 인간이 또 타락하면 다음에 인간보다 못한 짐승으로 태어나 벌(?)을 받고 잘 견디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났다가 (반드시) 불교의 중노릇을 해서 해탈을 해야 최고의 높은 단계에 들어가 법열(?)을 맛보며 지낸다고 한다. 내 말이 맞나 모르겠네!! 그러니까 아무리 불교인이라도 중이나 비구니 생활 못하면 죽은 다음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서 반드시 중이나 비구니로 살아 해탈을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이나 비구니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 고행의 과정인가? 그런 자만 구원 비슷한 것을 얻는다니, 이 얼마나 비민주적(?)인 종교인가? 사실을 말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데 불교의 구원관에 결정적으로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부부가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은 반드시 셋 중의 하나인 경우이다. 첫째는 윗 단계에 있었던 자가 어찌어찌 잘못하여 인간으로 강등돼서 그 아이의 모습으로 태어났거나, 개나 돼지가 도대체 어떤 착한 일을 해서 그런지 인간으로 승격되어 태어났거나, 다른 인간이 착하게 살았는데 중이 못되어 다시 환생한 경우이다. 자기가 낳은 자식이 자기 자식이 아니라 본래 다른 동물이나 인간이나 윗 단계에 있던 존재인 것이다. 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또 불교의 구원관은 인간의 생식능력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개미의 숫자가 얼마나 많나? 메뚜기 숫자는 또 얼마이고? 인간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의 수가 그 얼마란 말인가? 이런 생명체들이 아무리 착하게(?) 잘 살아도 인간으로 태어날 기회는 IQ 30짜리가 하바드 대학 들어가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 인간의 생식 능력이 그리 신통치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태라면 적어도 1000억년 정도 지나야 현재의 개미였던 존재가 인간이 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고달픈 구원과정인가?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도대체 열반이라는 상태가 어떤 곳이길래 거기서 추락한 존재들이 그렇게 많냐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들은 원래 거기 열반 상태에 있던 존재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추락하여 인간을 비롯한 저급 생명체들이 된 것이 아닌가? 불교의 구원관에 따르면 그렇다는 말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잔 말이다.

애당초 모든 존재들이 열반 상태에 있었다면, 지금의 지구를 볼 때 그 열반상태라는 것이 영원한 자리를 보장해 주지 못하고 얼마든지 언제든지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는 말이다.

불교의 중들 중에 "현각"이니 "본각"이니 무슨 "~각"이라는 법명을 많이 사용하는 자들이 있다. 자신이 뭔가 깨달은 현자라는 말이겠지. 그러나 불교 자체가 지닌 여러 모순 점들을 먼저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기독교와 불교의 구원관이 이토록 다른데 어찌 감히 기독교와 불교가 같은 종교라고 엉뚱한 소리를 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