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낙타는 삼킨 김 목사 (마23:24)

stevision 2015. 8. 31. 13:18

"맹인 된 인도자여 하루살이는 걸러 내고 낙타는 삼키는도다 (마23:24)."

 


김 목사는 열심히 목회해서 대형교회를 이뤘다. 그는 자기 아들을 신학 공부를 시켰다. 그 아들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됐다. 그런데 김 목사는 자기 아들에게 "나(아버지)를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하라. 이제부터 네 학비는 네 스스로 구하거라"라고 매우 신앙적인(!) 지침을 내렸다. 그 아들은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왔는데, 그 아버지 김 목사는 자기 아들에게 자기 교회를 물려줬다.

 

 

이를 두고 일찍이 예수님께서 '하루살이는 걸러내서 하나님께 바치고, 하나님의 것이 확실한 낙타는 자기 소유로 삼는 위선적인 종교인들이 있다'고 하셨다. 난 김 목사가 자기 자식에게 학비 지급해줄 수도 있는데 아들에게 스스로 벌어 학교 다니라고 한 것도 그렇게 큰 가치를 두고 싶지 않다. 일부러 힘들게 살라고 하는 것을 신앙적인 조치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그러한 조치가 자기 교회 제 자식에게 물려줄 때를 대비하여 명분 쌓기의 일환이었다면, 이 얼마나 위선적인가!

 

 

그 아들도 목사가 되었으니 그 아들도 김 목사가 되었다. 내 판단에 김 목사(아들 목사)는 본심은 진실한 기독교인인 것 같고, 그렇게 위선적인 것 같지는 않다. 나름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아버지 교회를 세습한 김 목사에게는 안타까운 무거운 짐이 지워진다. 김 목사는 평생 '제 아비 목사 교회 세습한 사람'이라는 명예롭지 못한 평판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김 목사는 자기를 합리화하는 방어적 설교를 많이 하게 되고, 설교의 핵심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을 희생함'을 양심껏, 힘 있게 외칠 수 없게 된다. 절름발이 목회자가 된 것이다. 또한 김 목사는 외부의 비판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인다. 어쩔 수 없다. 자기가 선택한 길이 아닌가? 더구나 김 목사는 끊임없이 자신의 교회세습이 정당함을 보이기 위해 '외부의 비판'을 비판하고, 자신의 주의 종으로서의 자격을 은연중에 과시한다. 그러는 중에 본의 아니게 자신도 다른 자들을 비판하게 된다.

 

 

김 목사의 설교 중에 나온 이야기다. 김 목사가 다른 어려운 교회들에게 은혜를 베풀기 위해 그 교회들의 사모님들을 초청하여 무슨 모임을 가졌었나보다. 그런데 거기에 참석했던 한 사모님이 언제부턴가 참석을 하지 않아 사모님(김 목사의 부인)이 전화를 걸어 이유를 알아보니 그쪽 사모님께서 '김 목사님은 아버지 잘 만나 그렇게 큰 교회 목사로 있으며 사람들을 모아 호의를 베풀고 있습니다. 내 남편도 아버지 잘 만났으면 저도 사모님처럼 착한 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모님이 미워서 더 이상 거기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김 목사는 설교 중에 "저 아버지 잘 만나 큰 교회 목회 합니다. 아버지 잘 만난 걸 저더러 어쩌란 말입니까?"라고 했다.

 

 

김 목사,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소.

 

 

그리고 타인에게 '존경받으려' 노력하지 마시고, 큰 기대도 하지 마시오. 자연스럽게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안 생기는 걸 어쩌란 말이오? 존경과 사랑은 작은 교회에서 눈물 흘리며 일하시는 목사님들에게 더 가야 공평한 것 아니겠소? 당신이 그런 목사님들보다 더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면, 뭔가 좀 불공평하지 않소?

 

당신이 택한 길이니 남 원망도 할 것이 못 됩니다.

 

사람의 감정의 일차적 책임은 감정의 당사자에게 있습니다만, 때로는 성령께서 사람의 감정을 다스리시는 때도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가 요한을 잉태한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태중의 요한이 기뻐했습니다. 그 기쁨은 성령께서 역사하신 기쁨이겠지요. 교회 세습한 목사들을 일반 성도가 존경하지 않는 것이 단지 그들의 믿음이 약해서일까요? 교회 세습한 목사 당사자는 '내가 어차피 목사고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데, 성도들이 믿음을 크게 가져 나를 주의 종으로 인정하여 존경했으면 좋겠다'라고 은근히 바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믿음 약한게 성도들만 해당 됩니까? 교회 세습한 목사도 사실은 믿음이 작아서 쉬운 성직세습의 길을 간 것 아닙니까?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누가 더 믿음이 작은 겁니까?

 

 

>>모든 것이 가능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 아닙니다. 성경에 교회세습 하지 마라라는 말씀이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으나, 모든 일을 주의 영광을 위해 하라는 명령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