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설교(눅16:19-22) : 청년들을 위한 설교

stevision 2012. 11. 23. 12:38

 

(2006년 10월 16일 동아 시사발언대에 올린 글)

 

제목: 거지 나사로를 생각하며                                                             English

 

 

 

성경말씀: 눅16:19-22 한 부자가 있어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이 연락하는데, 나사로라 이름한 한 거지가 헌 데를 앓으며 그 부자의 대문에 누워 부자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불리려 하매, 심지어 개들이 와 그 헌 데를 핥더라. 이에 그 거지가 죽어 천사들에게 받들려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가고 부자도 죽으매.

대학 입시에는 커트라인이 있습니다. 최소한 어떤 수준에 도달한 학생을 대학생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에 미달하면 자기가 이미 갖고 있던 능력이나 자질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 되고 맙니다. 오늘 말씀에 나사로는 천국에 들어갔습니다. 커트라인을 통과한 것입니다. 우리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믿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이 절대적인 커트라인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믿음을 통한 구원 문제를 잠시 접고 한 인간이 하나님께 받아들여지기 위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나사로는 어떤 사람입니까? 성경에 보니 나사로는 남을 도울 만큼 넉넉하게 살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생각해볼 때 남을 돕고 살지 못해도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가 봅니다. 사실 이웃에게 선을 행하며 남을 돕고 사는 자가 우리 주위에 얼마나 됩니까? 나사로는 하나님의 일도 많이 한 것 같지 않습니다. 이로써 알 수 있는 것은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많이 못해도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나사로는 명예나 지위 따위와는 상관이 별로 없는 자였습니다. 따라서 명예나 지위 없이 살아도 우리는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나사가 죽었을 때 천사까지 보내셔서 그를 영접하셨습니까? 나사로는 단지 인간으로서 살면서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에 천국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가 여러 죄를 지었다면 죽음의 사자가 왔지 천사가 영접하러 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죄를 짓지 않고 인간답게 떳떳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나이가 들면서 새삼 저는 깨닫습니다. 저는 나사로의 삶을 한 번 탄생에서부터 죽을 때까지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저의 상상입니다. 성경을 확대 해석한 것이지요.


나사로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정직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나면서 정직하고 순진하게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사로가 장성하면서 사회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그렇게 쉬운 곳이 아닙니다. 일자리가 귀했습니다. 이리저리 일자리를 구해 다녔지만 허사였습니다. 친구들 중에는 어떤 자는 뇌물을 주어 일자리를 구해 사회 일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사로는 그런 부정직한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 중 어떤 여자는 생활비가 없자 돈 많은 중년 남자와 놀아나며 화대로 받은 돈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했습니다. 친구 중 어떤 남자는 창남 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어떤 자들은 덩치가 좋아 조폭에 들어가서 폭력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머리가 좋은 어떤 친구들은 남을 등쳐먹는 사기꾼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나사로는 정직하고 순진한 자여서 그런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나사로는 인간답게 정직하게 살려고 했던 자였습니다. 버는 돈이 없어서 먹는 것이 부실해지자 나사로는 병들었습니다. 나사로는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구걸하는 것은 죄가 안 된다.’ 나사로는 좀 부끄러웠지만 거지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거지생활도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구걸하기 좋은 길목은 다 조폭이 파견한 자들의 차지였습니다. 나사로는 이렇게 끝까지 인간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며 죄를 짓지 않으며 살려다가 배고프고 병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나사로가 좋은 직장에서 많은 돈을 벌어 잘 먹고 잘 살았다면 홀로 외로이 타인의 대문 앞에서 구걸하다 죽었겠습니까? 요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태를 보면 나사로가 얼마나 위대한 인물인가 깨닫게 됩니다. 폭력, 무분별한 성행위, 마약, 절도 이러한 것들을 행하며 하나님을 떠난 생활을 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최후 심판의 날에 이 땅에서 조폭 행동대원이었던 자가 예수님 앞에 섰습니다. 예수님 옆에는 나사로가 서 있습니다.

예수님 : 너는 왜 덩치도 좋은데 열심히 일은 하지 않고 그런 못된 짓을 하였느냐?
조폭 행동대원: 취직도 안 되고, 하는 일마다 안되고 그래서 사회가 싫어서 조폭에 들어가 분풀이도 하고 돈도 벌었습니다. 어차피 돈 많은 자들도 다 도둑놈들이 아닙니까?


예수님: 네가 하는 말은 옳지 않다. 이 나사로를 보거라. 이 자는 배고파도 남의 것을 훔쳐먹지 않았으며 돈이 없어 불편해도 도둑질도 안 했고, 강도질도 안 했고, 남에게 사기친 적도 없다. 죄를 짓느니 차라리 굶고 병들어 죽겠다고 작정한 자가 바로 이 나사로니라.

나사로는 가진 것 없이 태어나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경쟁의 시대, 약육강식의 시대, 하나님의 복조차도 인간들의 거래에 의해 나눠지는 세상에 나사로처럼 미련하게 살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그렇게 고통스럽고 부끄럽게 생을 마칠 자가 몇이나 됩니까? 그러나 천국은 바로 나사로와 같은 자들의 것입니다. 부자가 되어 많은 하나님의 일을 했더라도 그 돈이 더러운 돈이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아무리 많이 했더라도 타인에게 해를 끼치며 살았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을 많이 못했더라도 나사로와 같은 자를 사랑하십니다.


반면 오늘 본문의 말씀에 나오는 부자는 왜 지옥에 갔습니까? 이 자가 부정직하게 돈을 벌어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와서 지옥에 갔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성경에 나와 있지 않아서 일단 제쳐 둡시다. 이 자가 지옥에 간 까닭은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자는 자기 집에 방문하는 나사로를 불쌍히 여기지 않고 자기네들끼리만 실컷 먹고 마셨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불행에 냉정한 태도를 취한 자들은 심판날에 하나님의 긍휼을 받을 수 없고 자기가 지은 사소한 죄 하나 때문에 지옥으로 가게 됩니다.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고 인간의 자존심을 지키며 생을 사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입니다. 이 일을 무사히 마친 자가 천국 커트라인을 통과하게 됩니다. 나사로는 비록 인간적으로 부끄러운 삶을 살았으나 하나님 보시기에 올바른 인간이었습니다. 인간답게 살다가 천국에 갑시다! 나사로를 생각하며 쉽게 적당하게 세상 풍습에 얹혀 막가는 인생을 살지 맙시다. 우리가 신앙의 순전함을 욥처럼 끝까지 지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을 책임져 주십니다. 사실 나사로는 특별한 경우입니다. 대다수의 경우 하나님께서는 시원하게 흐르는 맑은 시냇물이 되어 주셔서 하나님 가까이에서 뿌리를 박고 사는 자들에게 시절을 좇아 열매를 맺는 풍성한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김종택(동토마햇빛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