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9일 동아 시사 발언대에 올린 글)
제목: 하나님의 정치(政治) English
말씀: 삼상9:19-21
>> 19 사무엘이 사울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내가 선견자니라. 너는 내 앞서 산당으로 올라가라. 너희가 오늘날 나와 함께 먹을 것이요 아침에는 내가 너를 보내되 네 마음에 있는 것을 다 네게 말하리라. 20 사흘 전에 잃은 네 암나귀들을 염려하지 말라. 찾았느니라. 온 이스라엘의 사모하는 자가 누구냐 너와 네 아비의 온 집이 아니냐? 21 사울이 대답하여 가로되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니오며 나의 가족은 베냐민 지파 모든 가족 중에 가장 미약하지 아니하니이까?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이같이 말씀하시나이까? <<
야곱은 죽기 전에 아들 요셉의 두 아들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자기 자식으로 삼습니다.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백부님이나 숙부님과 동등한 자격으로 가나안 땅을 분배받게 됩니다. 야곱은 그렇게 해서 열 한 번째 아들 요셉에게 장자의 복을 허락합니다. 장자는 다른 아들들보다 두 배의 유산을 물려받는 특권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본래 야곱의 아들들이 12 명이었으니 13 지파가 땅을 분배받아야 했으나 하나님께서는 유독 레위 지파는 다른 지파들처럼 별도의 땅을 지정받아 한 곳에 모여 지파를 구성하게 하지 않으시고 온 이스라엘에 흩어 놓으셨습니다. 레위는 ‘연합’이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지파들이 각각 독립된 나라를 이루지 못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를 이스라엘 곳곳에 흩어놓으셨습니다. 레위 지파는 온 이스라엘을 하나로 연합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지파들에 더부살이하는 레위 지파에게 제사장직을 허락하십니다. 레위 지파가 한 곳에 모여 독자적인 지파를 이루지 못하고 다른 지파에 붙어살며 맘 고생이 심할 것을 아시고 공평하신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를 제사장지파로 삼으신 것입니다. 레위 지파는 성직자 지파입니다. 레위 지파는 절대로 세상 권력을 잡을 수 없습니다. 이는 정치 구조적으로 그렇습니다. 레위 지파는 독립된 구역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정치 지도자를 제비로 뽑을 때 레위 지파는 그 뽑힐 지파 명단에 해당되지도 않았습니다. 이로써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은 바로 이것입니다. 성직자는 세상권력과 관계없는 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성직자를 세상권력으로부터 철저히 차단시키셨습니다. 전쟁이 일어나 군대를 모집할 때도 레위 지파는 항상 열외였습니다. 성직자는 세상 다툼이나 투쟁에 끼어들지 말아야 함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를 당신의 소유로 삼으셨습니다. 따라서 성직자는 세상에 속하지 않고 오로지 하나님께만 속해 있는 자입니다. 엘리와 같은 제사장은 레위인이었지만 사사의 직분도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왕이 없던 완전한 신정국가(神政國家)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성직자는 스스로를 세상에서 분리하여 거룩함을 유지한 채 하나님의 소유가 되어 그분을 섬기며, 하나님으로부터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받고, 성도들을 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서로를 연합시키는 자입니다.
사무엘은 마지막 사사입니다. 사사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던 시절 최고 재판관직에 있었고, 전쟁이 나면 군대를 지휘하는 자였습니다. 물론 사무엘은 선지자였고 그래서 성직자였습니다. 그의 부친은 에브라임 지역에 살고 있던 레위인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인들은 중앙집권적 정치권력이 없어서 전쟁이 나도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없음을 항상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그들은 사무엘의 두 아들이 아비처럼 사사직분을 잘 감당하지 못하자 사무엘을 찾아가 이스라엘에 왕을 세워달라고 청합니다. 이에 사무엘이 하나님께 그 문제를 아뢰었고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당신께서 지시하시는 자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으라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이스라엘의 왕은 바로 베냐민 지파의 사울이었습니다. 여러분, 그런데 베냐민 지파가 어떤 지파입니까? 사사기 19-22장에 보면 베냐민 지파 내의 기브아 사람들이 천인공노할 짓을 자행하여 베냐민 지파 전체가 온 이스라엘 연합군에게 공격을 받아 남자 장정 몇백명 남기고 거의 멸족되다시피 한 적이 있습니다. 나머지 지파들이 남아있는 베냐민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색시를 마련해 주어 가까스로 완전멸족을 모면한 자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러니 베냐민 지파는 그 세력이 다른 한 지파의 십분의 일도 못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 가장 작은 베냐민 지파 사람 중에서 이스라엘의 왕을 삼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사울 자신도 너무 어이가 없어 “나는 이스라엘 지파의 가장 작은 지파 베냐민 사람이 아닙니까?”라고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전체를 대적했다가 큰코다친 베냐민 사람들은 겸손하게 되었지요.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단지 베냐민 사람들이 겸손했기 때문에 그들 중에서 왕을 택하신 것인가요? 그것도 한 요인이 되지만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왕의 왕권이 비대해지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당시에 가장 강력한 지파는 에브라임 지파였습니다. 일찍이 야곱이 요셉의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축복할 때 동생 에브라임에게 더 큰 복을 허락했습니다. 야곱은 축복할 때 오른손을 동생 에브라임에게 얹었습니다. “그날에 그들에게 축복하여 이르기를 하나님이 너를 에브라임 같고 므낫세 같게 하시리라 하리라 하여 에브라임을 므낫세보다 앞세웠더라(창48:20).”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초대왕을 에브라임 지파 중에서 택하여 세우셨다면 그 자는 자신이 속한 거대지파의 지지를 받아 온 이스라엘을 철권통치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가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전횡을 일삼더라도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가 자기 지파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큰 지파의 사람이 왕이 되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려 하고, 율법을 무시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나 본문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가장 작은 지파인 베냐민 지파 출신을 왕으로 삼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납니까? 왕은 까딱 잘못하면 자리에서 쫓겨나는 수가 있으므로 온전히 하나님의 종이 되어 정사(政事)를 살피게 됩니다. 그는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할 것이고, 자기 권력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다 쏟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봤자 다른 지파 사람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가 자기 세력을 키우려 할수록 다른 지파들의 견제를 더 받게 될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온 이스라엘 족속들에게 큰 징벌을 받은 베냐민 지파를 위로하시기 위해 이스라엘의 초대왕을 그곳에서 나오게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베냐민 지파 출신의 왕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맡은 바 직임을 잘 감당한다면 대대로 베냐민 지파 사람이 왕노릇을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베냐민 지파에게 영광입니까? 그럼에도 하나님의 정치적 의도를 우리가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이 사무엘에게 왕을 세워달라고 요구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당신을 배반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삼상8:7).” 하나님께서는 배반하기 좋아하는 이스라엘인들의 기질을 너무 잘 아시고 계셨기 때문에 가장 작은 지파에서 왕이 되게 하심으로 그나마 백성이나 왕이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도록 조치를 취하신 것입니다. 인격이 갖춰지지 못한 자가 큰 돈을 벌면 그 돈 때문에 망하게 되고, 인격이 갖춰지지 못한 자가 높은 지위에 오르면 자신을 포함해 여러 사람들이 고생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직도 미성숙한 이스라엘에게 실권이 없는 왕을 세우셔서 그릇된 길로 가지 못하게 하셨던 겁니다. 사실 베냐민 지파 사람이 왕으로 선출되었을 때 개중에는 그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비류는 가로되 이 사람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겠느냐 하고 멸시하며 예물을 드리지 아니하니라(삼상10:27).” 사울은 이 말을 듣고도 잠자코 있어야 했습니다. 자기 지파를 생각하면 그 자리에서 기분 나쁘다고 화 낼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베냐민 지파 출신의 초대왕이 실권이 없었다는 말이지요.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은 이것입니다. 먼저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든 자들의 영원한 왕이 되시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백성들의 왕이 되시기도 원하시지만 세상의 왕들의 왕이 되시기도 원하십니다. 왕은 절대권력을 가진 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인류에게 절대권력을 행사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여러분의 영원한 왕으로 모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높은 지위에 있든, 심지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된 때에도 그분만을 왕으로 인정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세상에 있는 높은 지위의 사람들을 하나님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하나님보다 그들을 더 귀히 보거나 더 열심히 섬기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왕으로 인정하고 순종하는 자들을 살려두시고 복을 주시고 보호하여 주시지만, 당신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불순종하는 자들을 다 쓸어버리십니다. 애석하게도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하나님의 절대권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울은 사무엘을 통해 자신에게 하신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를 보내어 왕에게 기름을 부어 그 백성 이스라엘 위에 왕을 삼으셨은즉 이제 왕은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소서.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아멜렉이 이스라엘에게 행한 일 곧 애굽에서 나올 때에 길에서 대적한 일을 내가 추억하노니, 지금 가서 아멜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젖 먹는 아이와 우양과 약대와 나귀를 죽이라 하셨나이다(삼상15:1-3).” 사울은 이 명령을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축들 중에 건강하고 좋은 것을 죽이지 않고 끌고왔습니다. 옛날에 고의로 왕의 명을 거역하면 죽음밖에 없습니다. 인간 왕 사울은 영원한 왕 여호와의 명을 어겨서 그 날에 버림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른 왕을 물색하셨습니다. 사울이 여호와를 자신의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원한 왕 여호와께서 그를 폐위시키신 것입니다. 물론 그를 폐위하시겠다는 선언은 그 날에 있었지만 실제로 성취된 때는 그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사울이 전쟁에 죽어 자연스럽게 왕위를 내놓아야 했고, 그의 자손이 잠시 왕이 되긴 했으나 그뿐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뭔가 좀 가지고 있고 좀 높은 자리에 있다고 뻐기며 하나님을 여러분의 왕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잠시 후에 사울 짝 납니다. 그러면 다윗은 어떠했습니까? 다윗은 여호와를 영원한 왕으로 인정한 자입니다. “나의 왕,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소서. 내가 주께 기도하나이다(시5:2).” 다윗은 하나님을 ‘나의 왕’이라 고백합니다. 다윗이 왕이 되어 법궤를 자기 성으로 들일 때 그는 어린 아이처럼 법궤 앞에서 춤을 췄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법궤 앞에서 왕의 체통 따윈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높여드렸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을 자신의 영원한 왕으로 인정하자 하나님께서 그를 사랑하시어 그의 왕위가 대대로 그의 자손에게 이어지게 복을 주셨습니다. 여러분이 여호와 하나님을 여러분의 왕으로 인정하고 높여드릴 때 하나님께서도 항상 여러분을 세상 가운데 꼬리가 되지 않고 머리가 되게 해주십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왕이 되려는 노력을 해서는 안됩니다. 사울이 실패한 이유는 그가 실제 왕이 되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지기반이 취약한 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가며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했습니다. 그는 아멜렉과의 전쟁에 나가 정복하고, 살찐 가축들을 죽이지 말고 가져가자는 측근들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가 그들의 뜻에 굴복한 것은 하나님을 버리고 그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자신의 권력기반을 든든히 하겠다는 것이겠지요.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이스라엘 왕 사울을 원하셨지 완전한 의미의 이스라엘 왕 사울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사울은 허용된 범위를 넘어 왕노릇하려다 하나님께 버림받았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많은 실권이 주어지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 스스로가 자신을 높이는 데 열중하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권세와 지위 자체를 목표 삼아 하나님의 일을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교회도 많이 부흥되면 세포분열을 해야지 왜 몇 만 몇 십만의 교인을 둬서 황제 목회를 하려 합니까? 왜 교단장을 하려고 그렇게 머리 터지게 신경을 씁니까? 왜 교단 내에서 파벌을 형성하여 패거리 목회를 하려 합니까? 만왕의 왕 예수께서는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으시고 오히려 종처럼 섬기고 자기 목숨을 희생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는 왕이 되어 사람들 위에 군림하려는 노력보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섬기는 데 더 힘을 써야 합니다. 내가 왕이 되려 한다면 많은 자들이 고생하게 됩니다. 오직 하나님께서만 왕이 되셔야 모두가 만족해하고 평안해집니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편애하지 않으시듯 우리도 그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레위 지파에게 제사장 지파의 영광을 허락하셨지만 다른 지파들처럼 지파 구성원들이 함께 사는 땅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브라임 지파에게 많은 수의 백성을 허락하시어 강하게 하셨지만 왕권까지 주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가장 큰 지파에서 왕이 나와야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방식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큰 징계를 받아 세력이 초라해진 베냐민 지파에게 이스라엘 초대왕이 나오게 하는 영광을 부여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구세주가 탄생하게 안 하시고 촌동네 베들레헴에서 나시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강대국 애굽을 택하여 당신의 백성을 삼지 않으시고 천민 취급당했던 히브리인들을 택하시어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연약한 자를 택하시어 큰 능력을 행하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공평한 분이십니다. 여러분도 사람들을 공평하게 대하십시오. 영원한 왕 여호와께서는 공평하게 당신의 백성들을 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높은 지위에 있다면 사람들을 공평히 대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정치철학은 정의와 공평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하나님을 자신의 왕으로 인정하시어 세상에서 꼬리가 되지 않고 머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동토마 햇빛교회 김종택(Z^_stevis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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