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솔로몬의 선악과

stevision 2012. 12. 7. 15:17

(04. 12. 14. 동아 시사 발언대)

 

솔로몬이 왕좌에 오르자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렸다. 하나님께서 꿈에 나타나셔서 솔로몬에게 구할 것이 있으면 구하라고 하셨다. 이에 솔로몬은 "선과 악을 분별하는 지혜를 주셔서 하나님의 백성을 잘 다스리게 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이에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기도를 기쁘게 받으시고 그에게 지혜와 더불어 부귀영화까지 허락하셨다.

이렇게 처음에는 믿음 가운데서 왕의 직분을 잘 감당했던 솔로몬이 본격적으로 정치인이 되면서 하나님의 법을 어기게 된다. 당시의 이스라엘 지역과 그 주위의 강대국의 판세는 이스라엘이 인근 강대국에 영향을 덜 받는 시기였다. 그래서 솔로몬은 평화시대에 왕노릇하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 지역이 나일강과 메소포타미아 문명 사이에 있어서 상업적, 군사적 요충지였다. 그래서 솔로몬은 평화의 시대에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부자가 되고 평화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솔로몬은 혼인정치를 하게 된다. 이웃 나라들과 혼인관계를 맺어 이스라엘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솔로몬은 여러 이방 나라의 공주들을 아내로 맞이했고, 그 여자들이 자기들이 섬기던 우상들을 갖고 들어왔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궁중부터 우상이 들끓게 되었고 하나님께 버림을 받기 시작한다. 솔로몬이 행한 혼인정치 때문에 나라가 두쪽이 나고 결국 이스라엘이 우상숭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멸망당해 바벨론 포로가 된다.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솔로몬은 첫 단추를 잘못 잠궜다. '선악을 아는 지혜!'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 바로 솔로몬은 나중에 자신의 선악과를 원했던 것이다. 선악을 아는 지혜를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그가 선악을 아는 지혜를 계속 하나님 나라를 위해 썼다면 이방여인들을 아내로 맞이하는 것이 정치적으로는 선이 될지는 몰라도 하나님 나라에는 악이 됨을 깨닫고 그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악과는 이렇게 위험한 것이다. 그래서 창세기에서 하나님께서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 하신 것이다. 좀 더 안전한 기도는 선악과를 구하기보다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겸허한 마음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하나님 말씀과 그분의 뜻에 순종하면 언제나 '선'만이 선택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손에 쥐어진 선악과는 쉽게 부패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에게 선한 것만을 주시기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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