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12. 14. 동아 시사 발언대)
옛날 이스라엘 시대에 수넴 여인은 이미 나이가 많았다. 물론 그의 남편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남편은 그 지방의 부자였고 유력인사였다. 그러나 한 가지 그 집안에 부족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아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즈음에 선지자 엘리사가 그 동네를 여러 차례 드나들게 되었다. 수넴 여인은 하나님의 종을 자기 집에 초대하여 극진히 대접했다. 수넴 여인은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저 엘리사라는 분은 제가 보기에 분명 신실한 하나님의 종이십니다. 그러니 그분께서 우리 동네에 들르실 때 편히 거하시도록 방도 만들어 드리고, 책상과 촛대도 마련해 드립시다." 이 말에 그 남편은 흔쾌히 승락했다. 수넴 여인은 하나님의 종 엘리사가 자기 동네에 올 때마다 집으로 모셔들여 침소를 마련해 주고, 진수성찬도 대접했다."
이에 감격한 하나님의 종 엘리사가 종 게하시에게 물었다. "이 집에 뭐 필요한 것이 없더냐?" "아 예, 엘리사님, 이 집안에 아들이 없습니다. 두 부부가 저렇게 늙었으니 앞으로 자식 볼 소망도 없지요." 이에 하나님의 종 엘리사는 수넴 여인을 불러 아들을 볼 것이라 복을 빌어줬고, 하나님께서 그분의 종 엘리사의 축복을 들어주셔서 그 집안에 대를 이을 아들이 있게 하셨다.
우리는 수넴 여인의 봉사를 간단하게 생각할 수 없다. 특히 그녀의 남편의 경우 우리는 그의 속마음이 까맣게 탔었음을 알 필요가 있다. 자기 아내가 비록 하나님의 종이라 하지만 엄연한 한 남자인 엘리사에게 방도 마련해 주고, 가끔 가다가 음식도 만들어 바치고, 때때로 방청소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 맘이 편했을까? 또 사람들이 아들이 없는 집안에 외간남자가 드나드는 것을 보고 '저 사람 혹시 씨내리는 아냐?'라고 의심할 수도 있었다.
엘리사를 집안에 모셔서 극진히 대접하는 것은 자칫 남편의 질투로 인해 이 두부부의 사랑이 갈라질 수도 있는 위험을 안고 있었다. 그러나 이 두 부부는 자신들만의 사랑을 희생하면서까지 하나님의 종을 대접하는 것에 합의하고 성실히 그 일을 완수했다.
이렇게 부부사랑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힘쓴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그 집안의 소원인 아들을 허락하셨다. 아들! 부부사랑의 결정품이 아닌가? 자신들의 사랑에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하나님의 일을 한 자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부부사랑의 결정품을 선물로 주셨던 것이다.
더 뜻깊은 일은 이들 부부가 나이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 두 부부는 노년의 사랑이 회복되는 복을 받았다. 요즘 40-50대에 벌써 성인병으로 성불구자가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이 두 부부가 받은 복이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부부는 노년의 건강과 노년의 건강한 성생활을 복으로 받은 것이다.
여기서 마치면 뭔가 좀 서운하다. 노 부부가 아들을 낳고 바로 죽으면 이 무슨 복이란 말인가! 아마 하나님께서는 이 두 부부가 늦둥이를 본 후에 장수의 복까지 주셔서 그 늦둥이가 성장하여 손자까지 낳는 것을 보게 하셨을 것이다.
심는대로 거두는 것이 하나님의 법이다. 남녀가 결혼하여 하나님을 제쳐두고 자기들끼리만 사랑하다 하나님의 일을 게을리하면 오늘의 수넴여인이 받은 복을 놓칠 수도 있다. 부부가 합하여 하나님의 일을 하면 남이 볼 때 보기도 좋고, 하나님께서도 기분 좋으시고, 부부가 함께 복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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