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여자의 눈물 이야기

stevision 2012. 12. 7. 19:48

(05. 1. 29. 동아 시사 발언대)

 

>>기독교인이고 집안이 약간 부유한 자들(학비가 만만치 않아서)은 연세대로 가는 것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거기에 신학과가 있어서 어느 학과의 학생이든 신학과목을 교양학점으로 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매주 드리는 채플이 있어서 훌륭하신 분들의 설교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오늘 나는 나의 신학대학원 시절에 행한 나의 만행(?)에 대해 자아비판을 한다.

신대원 장학금은 공짜라는 것이 결단코 없었다. 반드시 조교로 일을 해야 한 학기에 그 당시 100만원 정도 장학금이 나온다. 밥 사먹고 책 몇 권 사고 교통비하면 딱 맞는 금액이다. 조교 중에는 기독교 교양과목의 교수를 돕는 일이 있다. 학부 학생들 출석을 체크하고 시험감독을 보는 것이 하는 일이다.

수강하는 학생의 수가 많아서 자리가 개인마다 정해져 있다. 그래서 출석 체크는 강의가 시작되면 뒤에서 빈 자리만 확인하면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예쁜(?) 여학생 세 명이 나에게 오더니만 자기들 출석일수를 확인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들에게 지금까지의 출석일자를 알려 주었다. 그러자 이들은 내가 출석 체크를 잘못했다고 했다. 나는 본래 정직(!)한 사람이라 이들의 주장에 점잖게 미소를 지으며 내가 맞다고 했다.

드디어 일이 터졌다. 몇번 이 학생들이 내 출석체크가 잘못되었다고 해도 내가 꿈쩍도 않자 그 중에 한 학생이 우는 소리로 "선생님~ , 우리 말이 맞아요"라고 했다. 이 학생은 곧 울 것 같았다.

그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온 몸의 힘이 쭉 빠져버렸다. 덩달아 나의 지조도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아 아, 그래요. 내가 실수로 결석 처리를 했나봐요."

나는 곧 울 것 같은 그녀들의 음성을 듣고 내가 실수로 결석처리를 한 것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정말 내가 실수로 결석처리를 했을 수도 있다.

여자의 눈물이 그렇게 남자를 꼼짝못하게 하는 줄 난 그 때 처음 알았다. 실로 핵폭탄보다 더 강한 것이었다. 그 때 일을 생각하며 여자가 작심하고 남자를 농락할 때에 눈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눈물에 넘어가지 않는 남자는 정말 지조가 강한 자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누가 말했다. 여자는 눈물을 수단으로 삼는다고.

아울러 그 이후 나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눈물에 꼼짝못하실 거라는 것도 어슴프레 알게 되었다.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하나님의 도움을 받는다. 그 겸손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포함된다.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것보다 더 약한 모습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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