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돌과 떡덩이

stevision 2012. 12. 8. 11:47

(05. 7. 24. 동아 시사 발언대)

 

예수께서 40일 금식하신 직후에 마귀가 나타나서 대뜸 "이 돌들이 변하여 떡이 되게 해봐라. (그래서 네 배를 채움이 어떻겠느냐?)"라고 했다. 이에 예수께서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시며 마귀의 제안을 거절하셨다.

지난 토요일 중앙일보에 보니 어느 여인이 신학대를 졸업하고 교회 개척을 했는데 처음에 너무 어려웠었나보다. 그런데 근처의 원불교 교당에서 이 개척교회를 좀 도와줬는가보다. 그 후에 이 여인은 목사 안수까지 받았는데 자기를 하나님의 딸이요 동시에 부처의 딸이라고 했다. 또한 이 여자는 자기가 개척할 때 너무 어려움을 겪는 동안 원불교에서 도움을 준 것을 계기로 종교간의 벽이 무의미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여인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자기가 교회 개척할 때 다른 기독교 교회에서 무관심했더라도, 또 원불교에서 호의를 베풀어 먹고 살 수 있었더라도 자신의 본분이 뭔지 잊고 있으면 안된다. 목사는 예수님의 제자이다. 아무리 살기 어렵더라도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먹고 사는 게 자신의 정체성의 핵심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상대방의 호의 때문에 목사의 본분을 망각하면 안된다. 인간적 도움은 인간적으로 감사하다는 말로 끝맺어야 한다. 나중에 갚을 능력이 있으면 두 배로 갚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 하지만 자신의 울타리를 허물어버리면 자신은 더 이상 목사가 아니다. 이 문제를 달리 생각해서 상대방이 그렇게 좋은 감정으로 호의를 베풀면 그것이 고마워서라도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님을 그 자에게 전해줘야 하지 않는가? 그런 태도는 복음을 전하는 자가 갖춰야할 기본이다. 더더욱 목사라면 인간적 감정을 허물지 않으려 상대방의 종교까지 인정해주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이 십자가에서 고난받고 죽으실 것이라 하자 베드로가 인간적 감정을 앞세워 예수를 거의 꾸짖으며 반대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수제자 베드로를 "마귀"라고 하시며 단호의 그의 제의를 거부하셨다.

물론 이 말이 그 개척교회 여자 목회자를 도운 원불교인들이 마귀라는 말은 아니다. 그들이 하나님과 그분의 아들 예수님을 모르고 잠시 마귀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런 허황된 종교에 빠져있음을 우리는 안다. 기독교인들은 혹시 그들이 인간적인 호의를 베풀더라도 인간적인 차원에서 감사하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 대신 그들을 향하여 참진리를 알려줘야 한다. 그것이 기독교인이 취할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