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설교(마22:15-22) : 죄란?

stevision 2012. 11. 26. 08:11

 

(2007년 5월 16일 동아 시사 발언대에 올린 글)

 

제목: 죄란?                                                              English
말씀: 마22:15-22

 

 

 >> 15 이에 바리새인들이 가서 어떻게 하여 예수로 말의 올무에 걸리게 할까 상론하고 16 자기 제자들을 헤롯 당원들과 함께 예수께 보내어 말하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아노니 당신은 참되시고 참으로써 하나님의 도를 가르치시며 아무라도 꺼리는 일이 없으시니 이는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아니하심이니이다. 17 그러면 당신의 생각에는 어떠한지 우리에게 이르소서. 가이사(로마 황제)에게 세를 비치는 것이 가하니이까 불가하니이까 한대 18 예수께서 저희의 악함을 아시고 가라사대 외식하는 자들아(위선자들아)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19 셋돈을 내게 보이라 하시니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왔거늘 20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이 형상과 이 글이 뉘 것이냐? 21 가로되 사이사의 것이니이다. 이에 가라사대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시니. ... <<

저번 주일 저녁 극동방송에 나온 모 목사의 설교를 듣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참으로 슬프기까지 했습니다. 그 목사는 부동산 투기와 부동산 투자는 다른 것인데 현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다 부동산 투자까지 막아 국민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식의 논리를 폈고, 물론 정부를 비방하는 말도 곁들였습니다. 목사는 겸손해야 합니다. 특히 성직을 앞세워 자신의 개인의견을 하나님의 말씀인 양 공개적으로 설교를 통해 선포하면 안됩니다. 평소 그 목사가 현정부를 비방하는 설교를 많이 해서 ‘저렇게 정치연설을 설교시간에 하면 성도들이 마음에 많은 상처를 받는데...’라고 생각하며 걱정을 했는데, 또 그런 설교를 극동방송에서 듣고 나니 마음에 분노가 울컥 치밀어 올랐습니다. 달리 분노가 아니라, 국민들 대다수가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지지하고 있고, 무엇보다 악랄한 부동산 투자(?)업자들 때문에 온 국민이 부동산 홍역을 치렀는데도 미국의 예를 들어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설교시간에 말하는 것을 보고 저는 솔직히 그 목사의 ‘인격과 사상과 지적 능력’에 의심이 갔습니다.

목사는 죄를 책망하는 자입니다. 목사라면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투자 내지 투기라는 것이 심각한 죄이고, 도둑질이라는 것을 인식했어야 했습니다. 목사라면 그런 투기가 분명히 불로소득이고, 그러한 불로소득은 남의 것을 갈취한 강도질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인식했어야 했습니다. 그러한 판단력은 세례신자, 집사, 권사, 장로도 다 갖고 있습니다. 얼마나 영적으로 목사가 눈이 멀었으면 저런 설교를 할까 생각하며 정말 정말 저는 슬펐습니다. 더 이상 그 목사의 설교가 듣고싶지 않아 저는 라디오를 꺼버렸습니다.

물론 부동산 투자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남의 돈을 거저 먹겠다는 악한 심보가 들어있습니다. 농작물을 재배할 목적이 아닌데도 부동산을 사서 물가상승률 이상의 이익을 남기고 파는 것은 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와 달리 주식투자는 회사에게 생산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하므로 주가조작을 통한 이익을 꾀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식투자는 장려할 만한 것이고, 이는 부동산 투자와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 광풍을 잠재우겠다고 불철주야 노력한 정부를 비방한 그 목사는 스스로 깊이 반성하며 정상적인 영적 통찰력을 길러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신자들은 현정권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목사는 정부가 성서적 관점에서 죄를 진 것을 지적하고 그 점에 대해서만 비판을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자신의 개인 생각과 사상에 근거하여 정부를 비방하면 친정부 신자들에게 깊은 분노와 목사의 인격에 대한 불신감이 일게 합니다. 그러면 안되지요.

죄가 무엇입니까? 공산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죄인가요? 로마 황제들 중에 극악한 죄인들이 많았는데, 그러면 그 당시 로마 제국에 살고 있었다는 것 때문에 죄인이 되나요? 그런 로마에 세금을 바치면 죄인가요? 어떤 이단처럼 군대에 가면 죄인가요? 헌혈을 하면 죄인가요? 맹세를 하면 죄인가요? 불교신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유불문하고 살생을 하면 죄인가요? 술을 먹으면 죄인가요? 좀 유치한 말이지만 현정부가 하나님을 대적하는 북한 정권과 가까이 지내고 있다고 이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 죄인들인가요? 좀 극단적인 말이 되겠지만 하나님을 부인하는 공산정권의 공무원생활을 하는 게 죄인가요? 그런 공산정권이 주는 배급은 더러운 것이라 생각해서 다 버리고 풀만 뜯어먹고 살아야 천국가나요? 예나 지금이나 나라끼리 전쟁을 할 때 양쪽 진영에 다 기독교인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양쪽의 기독교인들은 다 살인자들이라 지옥에 가나요?

죄는 하나님을 미워하고, 이웃을 미워하는 것입니다. 죄는 자신의 거룩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죄는 성경에 분명히 기록된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죄는 고의성과 책임성에 의해 판단됩니다. 물론 고의성이 없었다고 다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자신이 공산주의 사상가가 되어 공산국가를 건설했다면 죄인이지만,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공산국가에 태어난 자는 죄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그런 곳에 태어나게 하셨으니 굳이 책임이 있다면 하나님께 있다고 해야 하겠지만,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또 사도 바울이 말한 것처럼(롬13장) 모든 국가권력은 치안질서를 확립하는 기관이므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기관이고, 그리하여 모든 기독교인들은 위에 있는 정치권력을 존중해야 합니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부당하게 정부를 비방하는 것 자체가 통치방해행위라는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이 성경에 입각하여 정부가 잘못된 길을 가면 그것을 비판할 수 있지만 바른 길을 가고 있는 정부를 비방한다면, 이는 분명 죄입니다.

무슨 죄냐고요? 예수님 말씀에 불복종한 죄입니다. 예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런즉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우리가 하나님께 바쳐야 하는 게 무엇입니까? 감사, 찬양, 섬김, 십일조를 포함한 헌금을 우리는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의 주인이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수께서는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께 마땅히 바쳐야 할 것을 바쳐야 하듯이, 신자가 국가에 바쳐야 할 것을 바쳐야 한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국가와 공무원들에게 감사해야 하고 그들을 지위에 맞게 예를 갖춰 대해야 합니다. 그들을 존경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가 필요하다면 군복무를 비롯한 육체적, 정신적 봉사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마땅히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합니다. 이를 거부하는 자들은 예수님의 명령을 거부하는 자들이므로 죄인들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비방하면 큰 죄이지요. 우리가 하나님께 드려서는 안 되는 게 바로 불평과 불만과 비방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돌보아주는 국가에 함부로 불평과 불만과 비방을 늘어놓으면 안됩니다. 바쳐야 할 것을 안 바쳐도 죄이지만 바치지 말아야 할 것을 바쳐도 죄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우리는 예수님과 바울이 어떤 특정한 형태의 정부에 한하여 복종을 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신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예수님과 바울 당시의 로마 정부와 황제는 종교적으로 보자면 마귀의 왕국이었고 마귀의 대리자였습니다. 그런데도 당시의 기독교인들은 위에 있는 권세들을 함부로 비방하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여러분, 기독교인들이 성경에 근거하지 않는 자신의 주관적 판단으로 정부와 공무원들을 부당하게 비방하는 것은 예수님의 명령을 무시하는 죄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발 기독교인들, 특히 성직자들은 경거망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목사의 것은 목사에게.” 오늘 예수께서 우리나라 기독교 성직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정치인을 지도하고, 기업인을 지도하고, 법조인을 지도하고, 교육자들을 지도해야 합니다. 목사가 정치인이 되고, 정권에 관여하고, 세상일을 주로 해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자기 것이 아닌 것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죄입니다. 목사는 세례요한처럼 광야에 있는 자입니다. 현실에 개입하는 성직자는 대제사장들의 무리였습니다. 그들은 세상과 함께 부패하여 하나님 말씀의 전달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가 바로 목사입니다. 양을 양육하는 자가 목사입니다. 다른 일을 하는 데 굳이 목사직함이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의 양들을 교육하고 양육하고 그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자가 목사입니다. 성직에 대한 욕심은 아름답지 못합니다. 목사라면 공적인 자리뿐만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도 정치적 발언을 조심해야 합니다. 국가와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서도 속권(俗權)에 대한 성권(聖權)의 우위를 과시하려 주제넘게 사사로운 생각으로 정부를 비방하는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려는 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절대 속권 자체를 성직자들에게 넘기신 적이 없으십니다. 이는 성직자가 범죄하면 속권을 통해 그를 징계하시기 위함이고, 속권이 하나님 앞에 죄를 지으면 성직자로 하여금 그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바로 지도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성직자들은 하나님의 종들이 다윗 왕 앞에서 얼마나 겸손하게 행동했는지 제발 성경 좀 읽고 겸손해지시오! 왕이 선지자의 종이 아니라 선지자가 왕의 종이었습니다. 예외가 있긴 했지만, 거의 언제나 그랬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정권을 견제하는 국회가 있으니 성직자들께서는 정치판에 나서지도 말고 개인의 정치소신을 설교시간에 끼워넣지도 말아야 합니다. 대개 보면 뱃살이 두둑해진 성직자들이 속권에까지 욕심을 보이는데 참 문제입니다. 설교가 정치연설이 되면 성도들에게 피해가 가니 하는 말입니다.

죄는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 행위입니다. 감사와 찬양은 하나님의 것인데 자기 것으로 삼으면 죄가 됩니다. 십일조는 하나님 것인데 자기 것으로 삼으면 죄입니다. 성권이 자기 것이 아닌데 속권이 성권을 차지하려하면 죄입니다. 속권이 자기 것이 아닌데 성권이 속권을 차지하려 하면 죄입니다. 남의 아내를 자기 것으로 삼으려 하면 죄입니다. 이웃의 것을 자기 것으로 삼으면 죄입니다. 남의 아내를 자기 마음에 고이 간직하고 사랑해도 죄입니다. 세금은 하나님께서 국가에 삯으로 주시는 것인데 개인이 자기 것으로 삼아 내지 않으면 죄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성직자가 속권을 차지하려 애쓰는 것과 유부남이 다른 여자를 차지하려 애쓰는 것이 같은 등급의 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삼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윤리와 도덕은 남의 것은 남에게 주는 것을 말하고, 사랑은 자기 것까지도, 예를 들면 자신의 재물과 시간을 남의 유익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십일조, 감사, 찬양은 맨정신 가진 윤리적 인간이면 다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것이고,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현세의 복이라는 조건 없이도 하나님을 위해 자신을 희생합니다. 아울러 험담과 비방은 타인에게 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하면 죄이고, 불평과 원망은 하나님께 드려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 그런 짓을 하면 죄입니다.

오늘 본문말씀 중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위선자들이라고 꾸짖으셨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먼저 예수님을 칭찬했습니다. “당신(예수님)은 참되시고 참으로써 하나님의 도를 가르치시며 아무라도 꺼리는 일이 없으시니 이는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아니하심이니이다.” 여러분, 남의 칭찬을 너무 좋아하지 마십시오. 인격이 갖춰진 자의 칭찬은 고맙게 여겨도 되나 맘이 굽은 자들의 칭찬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칭찬을 한 뒤 뒤통수치는 자들이 가끔 있습니다. 이 얼마나 가증스런 짓입니까? 그러니까 가급적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되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수단으로 남을 칭찬하지는 말자 이겁니다. 그런 게 바로 위선의 극치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종교적 인품을 높게 평가 한 다음에 그분을 당시의 이스라엘의 지배국이었던 로마에 대적하시게 하여 그분을 고발하여 종교무대에서 영원히 퇴출시키려 했던 겁니다. 예수님께서 없어지셔야 바리새인들이 맘놓고 종교지도자 노릇하며 호강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예수께서는 유대교 신자가 아니라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당시의 로마는 부패한 유대교를 심판하는 데 쓰이는 하나님의 도구였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로마에 세금을 내라고 명하심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위선자들은 세상권력을 악한 것으로 여기고 타도하려 하나 선을 행하는 자들은 세상권력을 통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상을 받습니다. 위선자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상 권력을 몰아내려 하나, 하나님께서 위선자들에게 벌을 주시려 세상권력을 세우셨음을 왜 모르는고? 이 어리석고도 욕심 많은 위선자들아! 위선자들아, 세상권력에 눈독들이지 말거라. 그것은 너희들의 것이 아니니 신경쓰지 말고, 하나님께서 네게 주신 계명이나 한눈팔지 말고 힘써 지켜라. 그리하면 세상 권력이 악한 자들로부터 너희들을 지켜줄 것이다. 마땅히 내야 하는 세금 따위로 선악을 결정하려는 것은 부패한 종교의 일면입니다. 세금과 종교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나님 이름을 들먹이며 자신들의 실리를 챙기는 자들이 바로 위선자들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의인을 죽이고 자기만 살겠다는 자들이 바로 위선자들입니다. 위선자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믿지도 않고 체험한 적도 없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종교법을 자주 만들어냅니다. 종교를 자신들의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그러는 거지요.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들의 경우 세상 권력이 그들의 종교생활에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 로마 제국과 로마법이 예수님의 사역에 걸림돌이 되었나요? 그것들이 사도 바울의 사역에 방해가 되었나요? 아니지요. 그 반대였지요. 예수님과 바울에게 로마와 로마법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수단들이었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합하여 선을 이룹니다.

여러분에게 자족하는 마음이 있어서, 여러분이 교만하고도 분에 넘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정직한 마음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위선자들이 되지 않고 참된 경건과 의를 좇는 자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종택(동토마햇빛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