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삶과 죽음

stevision 2012. 12. 7. 20:04

(05. 2. 24. 동아 시사 발언대)

 

한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가지려는 순간에 마귀는 여러 가지 함정을 만들어 놓고 방해한다. 내가 본격적으로 교회를 나갈 즈음에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

내가 다녔던 고향 교회는 언덕 위의 작은 교회이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서 50 m 정도 떨어져 있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교회가 세워졌는데, 학교를 가다보면 교회를 옆으로 하여 지나가게 된다. 우리 집과 교회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교회나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려면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한다. 집에서 고개를 바로 넘자마자 소나무 숲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갔다. 자전거 길은 차를 타러 가는 길과 달랐다. 그런 때에 어느 날 꿈을 꿨다. 좀 소름끼치는 꿈이었다. 꿈에 교회쪽으로 가다보면 나오게 되는 그 고개를 넘자 소나무들이 있는데, 그 소나무들 중 어느 한 소나무의 꼭대기에 송장(시체)이 걸려 있었다. 참으로 기분나쁜 꿈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자전거 대신에 차를 타고 등교했다. 당연히 꿈 속에 시체가 달려있던 나무를 보게 된다. 그런데 그 나무를 본 날 친척 중 한 사람이 사망했다. 우연이겠지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또 자전거 대신에 차를 타고 등교하게 되어 그 소나무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날 또 친척 중 한 사람이 사망한 것이다. 좀 으스스 했다. 그런데 또 어느 날 자전거 대신에 차를 타고 등교하다 그 소나무를 봤는데, 친척 중 하나가 또 사망했다!

내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기간에 그 교회를 다녔는데 (물론 도중에 안나갔던 때도 있었다) 토요일 중고등부 예배나 일반 저녁 예배를 참석하려면 밤에 그 고개에 있는 소나무를 보며 지나쳐야 했다. 우리 마을에 믿는 자들이 적어서 거의 매번 혼자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나 혼자 그 고개를 밤에 넘어야 하는 것이 큰 시련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봐도 혼자 밤에 교회에 갔던 것이 참 대견한 믿음이었다(낯뜨거운 자화자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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