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교회 중고등부 회비 이야기

stevision 2012. 12. 7. 20:05

(05. 2. 25. 동아 시사 발언대)

 

내가 뭘 알았나? 어느 날 그냥 교회 중고등부 선생님께서 예쁜 미소를 지으시며 '학생 한번 교회 나와봐' 하시길래 그냥 나갔지. 말하자면 내가 미인계에 넘어간 것이지. 그런데 교회에 나갔더니 재미가 솔솔 나더구만. 설교 시간에 들은 것이 지금까지 남은 것은 별로 없지만, 지금 생각해도 예배가 끝나고 하는 2부 시간에 갖는 친교 시간이 아주 아주 재미가 있었더라 이거야.

그런데 문제가 생긴거야. 중고등부 회비를 내야 한다 이거지. 내가 뭘 아나? 나는 광고 시간에 중고등부 회비를 내라는 말을 듣고 '아, 헌금 통에 헌금하라는 말이구나' 생각하고 헌금 통에 돈을 내고 그만 그것이 회비인줄 알았던 거야. 웃기지? 다음 주 광고 시간에 중고등부 회장님께서 회비 낸 사람 손을 들어보라 하기에 나도 손을 들었지. 그런데 그 회장님께서 나를 힐끗 보더니만 좀 이상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어. 그게 당연하지. 그런데 그 다음 주에 또 회장님께서 회비를 냈냐고 물어보길래 정말로 냈다고 했지. 왜냐하면 내 입장에서는 정말로 헌금통에 회비(?)를 냈기 때문이야.

그 중고등부 회장은 그 이후로 나에게 회비를 내라는 말을 안하더군. 물론 전과 같이 따뜻하게 나를 대하셨지.

두어달 후에 나는 회비와 헌금이 다르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그 다음부터는 회비를 헌금통에 넣지 않고 따로 중고등부 회계님에게 냈지. 물론 헌금통에다 내는 돈의 액수가 전보다 훨씬 줄어들었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어.

아! 옛날이여. 나를 전도하신 홍선생님은 지금 어디 계실까? 미소가 압권이셨는데. 그리고 나의 실수를 눈감아주신 당시의 중고등부 회장님,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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