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기도의 경제학

stevision 2012. 12. 10. 13:59

(2008년 6월 11일 인터넷에 공개)

 

신학대학원에 들어간 후 줄곧 나는 "2년 만에 학위를 따고 졸업하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드렸다.

 

그 기도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졸업시험 문제가 용케도 콕 찍어 공부했던 부분이 나와 무사히 졸업시험을 통과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천하의 부실한 답안지였지만 교수님들이 큰 은혜를 베풀어 턱걸이 해 통과했던 것이다. 아, 물론 그 교수님의 한량없는 은혜가 바로 하나님의 섭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제 남은 것은 논문. 신대원 4학기 중에 마지막 학기는 논문 쓰는 기간이다. 예비심사 때 대충 통과했다가 내용을 보충하여 최종심을 통과하여 신학석사가 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예비 심사 때 제출한 논문은 '공상과학 신학'이었다. 전혀 신학적 가치가 없는 거였다. 지도 교수님께서 한 학기 더 다니라 하셨다. 나는 논문 제목을 바꿔 [ K. Barth의 "Creatio ex nihilo " 이해 ]를 다음 학기에 쓰겠다고 했다. 그런데 조직신학 주임 교수님께서 내가 바르트의 창조론 부분을 읽은 적이 있다고 하니 새로 고친 제목으로 서둘러 논문을 써보라 하셨다. 그래서 나는 부랴부랴 논문을 완성해서 가까스로 졸업했다. 예비 심사 때 준비한 논문을 퇴짜맞고 새 제목의 논문을 써서 통과한 것은 100% 하나님의 은혜였다.

 

내 기도가 응답된 것이다. 한 학기 더 다니려면 시간 허비와 돈 허비가 있었을 텐데 평소에 내가 기도를 좀 했더니만 그런 허비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기도는 많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