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설교(시22편) : 극한 고난의 유익

stevision 2012. 11. 26. 17:19

 

(2007년 5월 26일 동아 시사 발언대에 올린 글)

 

제목: 극한 고난의 유익                                              English
말씀: 시22편

 

 

 >> 1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하옵시며 내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2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치 아니하오나 응답지 아니하시나이다. ... 4 우리 열조가 주께 의뢰하였고 의뢰하였으므로 저희를 건지셨나이다. .... 10 내가 날 때부터 주께 맡긴 바 되었고 모태에서 나올 때부터 주는 내 하나님이 되셨사오니 ... 14 나는 물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촛밀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 ... 16 개들이 나를 에워쌌으며 악한 무리가 나를 둘러 내 수족을 찔렀나이다. 17 내가 내 모든 뼈를 셀 수 있나이다. 저희가 나를 주목하여 보고 18 내 겉옷을 나누며 속옷을 제비뽑나이다. .... 26 겸손한 자는 먹고 배부를 것이며 여호와를 찾는 자는 그를 찬송할 것이라. 너희 마음은 영원히 살찌어다. ... 28 나라는 여호와의 것이요 여호와는 열방의 주재(지배자)이심이로다. .... <<

여러분께서는 마음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하셨습니까? 예쁜 초인형(人形)을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던지면 다 녹아서 형체가 사라지고 평평해지겠지요. 더 이상 낮아질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진 마음. 이것이 바로 초처럼 녹아내린 마음이겠지요. 요즘 마음이 녹아내리는 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취직하기가 쉽지 않지요. 대학 나와서 취직하여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고 결혼도 해서 가정을 이뤄야 하는데 졸업 후 몇 년이 지나도록 취직이 안되면 정말로 세상 살고싶지 않겠네요. 이런 자들의 자화상은 다 녹아내립니다. 형체가 없어집니다. 이런 자의 꿈은 다 녹아내립니다. 형체를 잃습니다. 이런 자의 자존심은 다 녹아내립니다. 혈기도 다 녹아내립니다. 이제는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죽지 못해 살고 하는 일이 숨만 쉬는 것입니다.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 창업했다가 실패하고 빚만 지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중년 남성들도 지금 마음이 녹아내리겠네요. 자식들 학비라도 벌면 좋겠는데 그것도 쉽지 않지요. 이런 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병에 걸린 자도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중병에 걸리면 역시 마음이 녹아내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자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 정말 어려운 시기를 겪어 그 때 마음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했지만 지금은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어 마음 졸이지 않고 넉넉한 생활 형편에 행복을 만끽하며 사는 자들도 많이 있을 겁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런 복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오늘 성경 본문 말씀은 다윗의 시입니다. 이 시는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고난을 당하실 때 하신 말씀입니다. 여러분, 지금 예수께서 어떤 형편에 계십니까? 영광, 영광을 누리고 계십니다! 여러분도 그 고난을 잘 극복하시면 이전보다 더 귀하고 귀한 영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다윗은 어떤 고난을 겪고 있습니까? 다윗의 원수들은 황소처럼 힘이 세고, 사자처럼 사나우며, 개들처럼 떼를 지어 덤빕니다. 다윗의 원수들은 다윗이 가진 것을 다 빼앗습니다. 심지어 팬티만 남기고 겉옷 속옷 다 빼앗아버립니다. 생명의 위협과 수치심이 다윗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합니다. 그런데 정말 괴로운 것은 하나님께서 나몰라라 하시는 겁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하여 돕지 아니하옵시며 내 신음하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1절).” 주위 모든 사람들이 다윗을 인간취급하지 않습니다.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6절).” 그런데 다윗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황당한 생각이 듭니다. 그들은 다윗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는 것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저렇게 오랜 기간 갖은 고난을 다 당하는 가운데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도 하나님께서 다윗을 못 본 체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윗도 조롱하고 다윗이 섬기는 하나님도 조롱합니다. “나를 보는 자가 다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이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저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저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7, 8절).”

이러한 상황에서 다윗은 어떤 태도를 취합니까?
다윗은 신실하신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나님은 현재의 시각에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과거의 역사에 당신의 족적을 분명히 남겨 두셨습니다. 다윗은 현재라는 시각에 과거의 역사에 비쳐진 하나님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 우리 열조가 주께 의뢰하였고 의뢰하였으므로 저희를 건지셨나이다. 저희가 주께 부르짖어 구원을 얻고 주께 의뢰하여 수치를 당치 아니하였나이다(3, 4절).” 다윗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스라엘이 언제 하나님께 찬송을 드렸습니까? 이스라엘이 자신들보다 훨씬 강한 적들을 물리치고 나서는 언제나 하나님께 찬송을 드렸습니다. 그 승리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선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죽음의 위협을 지나 즐겁게 승전가를 부르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반대로 적들은 100%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 일이 꼬여 이스라엘에게 대패하여 졸지에 패전국이 되고 많은 인명손실을 입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승전가는 언제나 찬송가였습니다. 그런 이스라엘의 승전가는 후대에 전승되어 다윗의 시대에도 여전히 불려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스라엘의 승전가 가사에 하나님의 이름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거하시는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감사 가운데 계시는구나.’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거룩하신 분이시기에 당신의 백성을 버리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시어 원수를 이겨 승리케 하십니다. 다윗은 옛날 선조들이 어려움에 봉착할 때 하나님께 부르짖고 그분을 의지하여 원수들을 물리쳐 수치를 당하지 않은 것을 보았습니다. 원수에게 패배하는 것은 커다란 수치이지요. 자신의 무능이 만천하에 다 드러나고, 저주받은 자라 놀림 당하고, 귀한 자식들은 죽거나 노예로 팔려가고, 아내는 욕보임을 당하고 그러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런 수치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부르짖어 원수를 이겨 승리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과거 역사에 비쳐진 거룩하시고 신실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나님을 분명히 볼 수 있었고, 지금 다윗은 그 하나님께 간절히 도움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찬송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사랑하시는 분이시고, 당신의 백성의 사정을 살피시어 보시는 분이시고, 당신의 백성의 신음 소리와 도움을 구하는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분이십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정녕히 보고, ... 이제 이스라엘 자손의 부르짖음이 내게 달하고 애굽 사람이 그들을 괴롭게 하는 학대도 내가 보았으니, 이제 내가 너(모세)를 바로에게 보내어 너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게 하리라(출3:7-10).” 여러분, 과거에 하나님께서 얼마나 신실하신 분이신지 똑똑히 보시고 그 하나님을 의지하시기 바랍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다윗의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오직 주께서 나를 모태에서 나오게 하시고 내 모친의 젖을 먹을 때에 의지하게 하셨나이다. 내가 날 때부터 주께 맡긴 바 되었고, 모태에서 나올 때부터 주는 내 하나님이 되셨사오니(9, 10절).” 이로써 다윗은 자신의 생명이 주님의 것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전(全) 생애가 주님께 속한 삶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다윗이 하는 말입니다. “나를 멀리 마옵소서. 환난이 가깝고 도울 자 없나이다(11절).” 히스기야가 병에 걸려 죽게 되었을 때 그는 과거 자신의 삶이 하나님 앞에 신실한 삶이었음을 들어 하나님께 자비를 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수명을 15년 연장해주십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삶이 항상 하나님 앞에 신실한 삶이 되게 하십시오. 평소에 여러분께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 때 환난의 날에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하나님이 되어주십니다. 이스라엘이 태평성대의 시대에 하나님을 배반하여 우상숭배에 빠지고 선지자들을 죽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외침을 받아 눈물 흘리며 하나님께 도움을 구했으나 하나님께서는 철저히 외면하셨습니다. 평소에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께 예배드리는 자가 하나님의 백성이고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과 자신과 타인이 다 인정하는 독실한 신자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도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는 담대히 하나님께 외쳤습니다. 다윗처럼 사랑스런 하나님의 자녀를 하나님께서 버리시겠습니까? 개 같은 자들에게 다윗을 던져 버리시겠습니까?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그렇게 하실 수 없으십니다. ‘거룩’은 단순한 ‘선함’이나 ‘아름다움’과 달리 ‘악을 제압하는 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거룩에는 무한한 선함과 무한한 힘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하시기 때문에 악을 미워하시고 의인을 사랑하십니다. 그분께서 전능하시기 때문에 모든 악의 세력을 무찌르실 수 있으십니다. “내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내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20절).” 온 우주의 지배자이신 하나님께서 겸손히 도움을 청하는 다윗을 버리실 이유가 없습니다.

다윗은 주께서 구원해주시면 그분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내가 주의 이름을 형제에게 선포하고 회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22절).” 누가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습니까? 도적질하고 간음하는 자가 입으로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그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까? 그게 아니지요. 다윗은 지금 모든 자들이 다 인정하는 의로운 삶을 살며 하나님을 찬양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의 아름답고도 의로운 삶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우리의 거룩한 찬양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합니다. 세상에는 다윗처럼 의로운 삶을 살며 하나님께 찬양드리는 자가 흔치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영광을 위해 그런 귀한 자를 버리지 않으시고 반드시 구원하십니다.

여러분, 초는 녹아야 새로운 모습의 초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형성해온 나 자신의 모습은 개조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새로운 탈바꿈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녹아지는 과정을 겪어야 합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장래의 내 모습이 녹아져야 합니다. 그 대신에 현재의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 대해 갖고 계신 새로운 인간으로 재형성되어야 합니다. 나의 소망은 녹아지고 하나님의 계획이 내 속에 심겨져야 하고, 보잘것없는 내 능력은 녹아지고 대신 하나님의 능력을 받아야 합니다. 나의 자존심은 녹아지고 하나님의 영광만 생각해야 합니다. 나의 혈기는 녹아져야 하고 주님을 따르려는 순종만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내 머리에 쌓아 둔 세상 지식은 녹아져야 하고 대신 겸손과 성령충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일은 우리가 사는 동안에 괴로움으로 마음이 녹아내릴 때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그 때가 젊은 때일수록 자기에게 더 좋겠지요. 젊어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면 하나님께 더 크게 쓰임을 받습니다. 대개 고난의 정도가 세고 그 기간이 길 때 고난 당하는 자의 마음이 녹아내립니다. 하나님께서 오래 침묵하시는 것은 우리를 버리셨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를 완전히 변화시키시려 그러시는 것입니다.

저는 대학 2학년 말부터 4학년 말 기간에 꼬박 2년 간 그야말로 마음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중한 병에 걸렸었거든요. 그 때 깨달은 바는 먼저 인간이 고통을 당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는 거였습니다. 그때에 저는 고통당하는 자들을 볼 수 있는 눈을 떴습니다. 지금도 고난 당하는 자들을 보면 불쌍해 보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저는 그런 고통의 기간을 통해 하나님께서 인간들이 고통당하는 것을 슬퍼해 하신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그 기간을 통해 하나님의 시간표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무리 기도하고 떼를 써도 때가 아니니 응답이 없었으나 때가 되니 갑자기 검은 구름이 싹 사라지듯 병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그 일을 계기로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하나님께서 좋은 결과로 끝나게 해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인생의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런 어려운 시기 다음에 또 다른 눈물의 골짜기가 있었지만 산다는 게 다 그런 것 아닙니까? 누구에게나 항상 문제와 고통은 있는 거지요.

다윗이 마음이 녹아내리는 고난의 시절을 겪은 다음에 얻은 소득이 있었을 겁니다. 아마 다윗은 후에 왕으로 살면서 힘 꽤나 있다고 사악한 짓을 서슴지 않는 무리들을 다 제거했을 것입니다. 다윗은 약자의 고통과 눈물을 빠짐없이 살펴 그들의 억울함을 해결해 주는 성군(聖君)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기가 다 겪어봐서 그들의 고통을 알거든요. 무엇보다도 다윗은 위기 때마다 항상 도와주신 하나님을 생각하며 근심걱정 없이 정무(政務)를 살폈을 것입니다. 전쟁이 나도 하나님께서 계신데 다윗이 걱정할 필요가 있습니까? 자신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한 자는 걱정과 두려움이 없습니다. 이처럼 다윗이 마음이 녹아내리는 기간을 지나 의로운 왕으로 거듭나 평생 하나님께 사랑받으며 오래오래 왕노릇하고 살았으니, 그 고난의 기간이 어찌 해로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 고난의 기간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어려운 이 때에 하나님을 신뢰하고 참고 기다리십시오. 기도드릴 힘이 남아 있다면 기도드리시고, 찬양을 부를 힘이 남아있다면 찬양을 드리십시오. 여러분의 고난은 여러분 자신을 신앙적으로 성숙하게 만들고 많은 자들에게 유익을 끼칩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적당한 시기에 여러분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현재의 고난을 통해 여러분이 의로운 기독교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이 고난당하는 자들을 돕는 삶을 살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종택(동토마햇빛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