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들

설교 시간에 ...

stevision 2012. 12. 7. 19:57

(05. 2. 13. 동아 시사 발언대)

 

오늘 나는 고등학교 때 내가 행한 만행(?)에 대해 자아비판을 한다.

어느 봄날 주일 대예배 시간이었다. 담임 전도사님께서 설교를 하셨다. 설교 때 예화를 드셨는데 그 내용은 대충 이런 것이었다. 미국 어느 교회에서 목사님께서 예배 시간에 시체가 들은 관이라며 사람들에게 그 관속에 있는 자가 누군지 한 번 보라고 성도들에게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강대상 아래에 놓인 관을 사람들이 하나 하나 나와 그 안에 누가 들었는지 보고는 질겁을 하고 자기 자리에 돌아와 침통한 표정을 짓더라는 것이다.

이쯤 예화가 진행되었을 때 나의 추리력이 작동을 시작했다. '사람들이 관을 들여다보고는 다들 화들짝 놀라? 그 관에 과연 무엇이 있었길래? 아하! 바로 그거였구나!!'

나는 대예배 시간에 담임 전도사님께서 그 예화를 계속 말씀하시는 도중에 성도님들이 다 알아듣게 "그것 거울이다!"라고 소리쳤다. 이 때 담임 전도사님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담임 전도사님께서는 예화의 마지막에 가서 그 안에 바로 거울이 있었다고 하셨다. 신자들이 자기 성질 죽이고 살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그 예화를 준비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이 김종택이라는 망나니같은 놈이 그 설교에 결정적으로 고춧가루를 뿌렸던 것이다.

오, 아버지 하나님 이제야 제가 그 죄를 고하고 용서를 빕니다. 그 담임 전도사님은 후에 다른 교회에 가셔서 목사 안수를 받으셨다. 목사님 그때 얼마나 황당하셨습니까? 아담과 하와 이래 그런 황당한 설교시간이 있었을까요? 죄송, 또 죄송 합니다.

동토마의 모든 기독교인들은 설교시간에 자기 소리 내서는 안됩니다. 명심, 또 명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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