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들

사울의 부하 vs. 다윗의 부하 (삼하15:19-21)

stevision 2015. 1. 2. 14:47

>> 삼하15:19-21

19 그 때에 왕이 가드 사람 잇대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너도 우리와 함께 가느냐 너는 쫓겨난 나그네이니 돌아가서 왕과 함께 네 곳에 있으라
20 너는 어제 왔고 나는 정처 없이 가니 오늘 어찌 너를 우리와 함께 떠돌아다니게 하리요 너도 돌아가고 네 동포들도 데려가라 은혜와 진리가 너와 함께 있기를 원하노라 하니라
21 잇대가 왕께 대답하여 이르되 여호와의 살아 계심과 내 주 왕의 살아 계심으로 맹세하옵나니 진실로 내 주 왕께서 어느 곳에 계시든지 사나 죽으나 종도 그 곳에 있겠나이다 하니<<


초대 이스라엘의 왕 사울에게는 사촌형제 아브넬이 있었고, 사울은 그를 군대 총사령관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 아브넬은 자기 주군(主君) 사울에게 매우 불충한 부하였다.

 

아브넬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사울이 전사할 때 용케(!) 살아남았다. 사실 이건 부끄러운 일 아닌가? 아브넬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왕으로 삼았다. 그런데 그 왕을 허수아비로 여기고 군대실권을 쥔 자기 맘대로 처신했다. 아브넬은 자기 주군 사울의 첩 리스바와 밀회를 즐겼다. 이렇게 자기 주군을 욕되게 한 부하가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급기야 아브넬은 사울을 배반하여 사울왕의 아들 이스보셋의 나라를 다윗에게 넘겨주려 결심하고 다윗을 만나 협정을 맺었다. 이런 불충한 부하가 어디 있단 말인가! 돌아가는 도중에 아브넬은 다윗의 부하 요압에게 죽임을 당한다.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은 불충스런 자신의 백성에게 죽임을 당해 목이 잘리는 수모를 겪는다. 이것으로 사울 집안도 완전히 망해버렸다.

 

위의 성경 본문에 나오는 가드 사람 잇대는 다윗의 충성스런 부하였다. 그는 옛날의 다윗처럼 고향 사람들에게 쫓겨나 다른 나라로 피해 간 사람이다. 그도 다윗처럼 그를 따르는 무리를 데리고 나왔다. 말하자면 주류에서 밀려난 작은 집단의 우두머리였던 것이다. 잇대가 다윗에게 찾아와 "이 불쌍한 놈 좀 거두어 주십시오"라고 했을 것이고, 다윗이 자기 옛날 생각해서 그를 불쌍히 여겨 부하로 삼았던 것이다. 그런데 다윗의 권세가 탄탄할 줄 알고 다윗을 찾아왔는데, 아 글쎄 그 다음날(혹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켜 다윗이 처량하게 쫓겨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런 기구한 운명이 있나!

 

다윗은 잇대에게 "처량한 나를 따르지 말고, 네 부하들 장래를 생각해서 왕에게 돌아가라"고 했다. (다윗이 말한 왕이 압살롬을 말하는 건지 잇대의 고향 왕을 말하는 건지 확실치 않음. 문맥상 압살롬을 말하는 것 같음.) 이에 잇대는 다윗왕에 대한 지조를 지키겠다고 말한다. 사실 잇대가 다윗의 부하가 되며 "목숨을 바쳐 충성하겠습니다"라는 맹세의 과정을 거쳤겠지. 그런데 이제 다윗의 형편이 안 좋아졌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자기 맹세를 뒤엎어버리는 것은 충성스런 부하가 할 짓은 못되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는 충성스런 부하들을 많이 붙여주셨고, 사울에게는 배반 잘 하는 부하를 보내셨다. 사울은 하나님의 종들을 무참히 살육한 자였다. 다윗은 두어 가지 하나님께 죄를 범한 적은 있으나, 후에 철저히 회개했고, 전반적인 다윗의 삶은 하나님께 충성스런 삶이었다.

 

아버지를 배반한 압살롬은 물론 지엄한 벌을 받아 죽었다.

 

심는대로 거두는 게 하나님의 법이다.